-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리랑’ 등
- 과거 묵직한 노래 위주로 불려
- 최근엔 ‘원 드림 원 코리아’ 등
- K팝 스타 참여 전세대 호응 높여

“우린 다른 적이 없어요 / 잊지 말아요, 그 사실 하나만…One dream for one Korea.”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가수 윤도현이 북한 공연단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송행사가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 흘러나온 노래 ‘원 드림 원 코리아(One Dream One Korea)’ 가사의 일부다. 이 노래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어질 문화예술교류에서 많이 듣고 부르게 될 ‘통일 노래’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느끼게 했다. ‘원 드림 원 코리아’는 2015년 국내외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원 케이(ONE K) 글로벌 캠페인 조직위원회’가 광복 70돌을 맞아 만든 노래다. 젊은 세대가 한반도 통일에 관심을 갖도록 돕자는 것이 목표였다. 유명한 대중음악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김형석이 작곡하고 작사가 김이나가 노랫말을 지었다.

이 노래는 EXO 백현, BTS 정국, Got7 영재, 걸스데이 민아, 레드벨벳 웬디, 씨스타 소유 등 쟁쟁한 K팝 스타들이 함께 불렀다. 당시 야당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 등도 녹음에 참여해 목소리를 보탰다. K팝 스타들의 노래답게 세련되고 서정적인 이 노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원 케이(ONE K) 글로벌 캠페인 조직위원회는 “오는 8월 작곡가 김형석 총괄 감독 지휘로 국내 가수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통일 노래를 발표할 계획이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통일 노래’가의 문화 코드가 더욱 다양해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남북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덜 비장하거나 더 밝고 다양한 노래가 새로운 강자나 국민 노래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정상회담 환송행사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1994년 화제작 ‘발해를 꿈꾸며’가 울려 퍼진 것도 그런 조짐이다. 인기의 절정에 올라 있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당시 ‘발해를 꿈꾸며’ 뮤직 비디오를 철원 노동당사에서 찍는 등 분단과 통일을 환기하는 파격으로 대중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연준 군이 부른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정재일이 환상적인 퓨전 음악으로 재해석한 ‘아리랑’도 4·27 정상회담에서 일약 주목받으며 트렌드 변화 조짐을 감지하게 했다. 최근 평양 남북 합동공연에서는 강산에가 열창한 ‘라구요’가 북한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동시에 이미 통일 노래의 명곡 반열에 올라있는 기존의 강자들도 새삼 관심을 받는다.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한다고 해서 기성의 명곡을 과연 ‘엎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최근까지 통일 노래를 살펴보면,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의 지위는 끄떡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과 북한이 폭넓게 공유하는 민족의 문화적 재산이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전통 민요부터 최첨단 퓨전 음악까지 무수히 활용되는 엄청난 확장성을 자랑한다. 단골 합창곡 ‘우리의 소원’ 또한 들국화가 부른 버전 등이 새로이 뜰 수있다.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 북한 가요인 리경숙의 ‘다시 만납시다’ 등 전통의 통일(분단) 명곡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꽃다지의 ‘통일이 그리워’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 한돌 작사·작곡의 ‘홀로 아리랑’, 최영섭 작곡의 가곡 ‘그리운 금강산’ 등이 인기 있는 통일 노래로 여전히 꼽힌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