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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가 사랑한 작은 도시서 여유롭게 즐기는 ‘소확행’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타마나시 여행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 국제신문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8-06-27 19:00:52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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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시마바라 반도·운젠 화산 풍광 감상할 수 있어
- 메이지 시대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즐긴 오아마 온천
- 육수·면발 굵기 등 개성 다양한 돈코츠 라멘 맛집들
- 옛 풍경 그대로 간직한 타카세 거리·히고민가촌 등
- 대도시에선 못 느끼는 소도시만의 다양한 매력 넘쳐
   
타마나시를 관통하는 기쿠치강 지류에서 바라본 다카세의 주택가. 19세기 메이지 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다카세 지역은 운치 있는 개울과 유서 깊은 상점가가 어우러져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좋다.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내 생각이 여기까지 표류했을 때 갑자기 내 오른발이 잘못 놓인 네모난 돌 끄트머리를 밟고 말았다.” 일본 메이지 시대의 대문호로 우리나라에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나쓰메 소세키의 초기 작품 ‘풀베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풀베개’는 규슈 구마모토현의 북서쪽에 있는 타마나(名玉)시의 오아마 온천을 무대로 한 작품이다. 대문호의 작품에 등장할 만한 온천과 맛있는 돈코츠 라멘의 고장이 타마나이지만 인접한 대도시 구마모토시에 가려 있다. 타마나에서는 번잡스러운 대도시나 관광 명소에서는 보고 느끼기 어려운 일본 소도시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가 사랑한 온천

   
타마나 온천의 무료 노천 족욕탕.
에도 출신인 나쓰메는 제국대를 졸업하고 영국 유학을 떠나기 전 4년간 구마모토현의 한 고교에서 영어교사를 지냈다. 영국에서 귀국한 그가 1906년에 발표한 작품이 바로 ‘풀베개’다. 이런 인연으로 타마나시에서는 군데군데 그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오아마 온천과 더불어 소설 무대로 등장한 마에다 가문의 별장이 있고 타마나시 관광안내 책자 표지에도 만화풍으로 그린 나쓰메 소세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렌게인탄죠지 오쿠노인의 대법당.
규슈에서 온천이라면 오이타현의 유후인과 벳푸, 구마모토현 구로카와를 꼽는다. 하지만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일본 어디라도 좋은 온천을 만날 수 있다. 나쓰메가 사랑한 오아마 온천에서는 아리아케해와 바다 건너 시마바라반도, 운젠 화산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오아마 온천보다는 규모나, 역사, 접근성에서 타마나시 중심의 타마나 온천이 잘 알려졌다. 1300년 역사의 타마나 온천은 약알칼리성으로 목욕 후 매끈거리고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 ‘미인탕’으로 불린다. 오랜 역사의 가족적인 류간지온천호텔부터 료칸 스타일의 고급 온천호텔까지 다양한 수준의 온천 시설이 있고 무료 노천 족욕장과 시에서 운영하는 200엔짜리 저렴한 대중 욕탕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10개의 돈코츠 라멘집 투어

   
지역 특색을 살린 토우엔의 돈코츠 라멘.
타마나를 이야기할 때 온천과 함께 라멘을 빼놓을 수 없다. 돼지 뼈를 우려낸 국물로 만든 돈코츠 라멘은 후쿠오카현의 구루메시가 원조로 알려졌다. 타마나 라멘은 구루메 라멘에 뿌리를 두고 지역 특색을 살려 독자적 라멘으로 진화했다. 가는 면으로 만드는 건 마찬가지지만 돼지 뼈 국물이 한층 더 진하다. 여기에 더해 독특하게 볶은 마늘 가루를 얹어준다.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이라면 입에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느끼함을 넘어서는 구수한 맛이 혀를 사로잡는다. 타마나시는 10곳의 라멘 맛집을 지정해 라멘 순례지로 만들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라멘집 토우엔(桃苑)은 1963년 문을 열어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토우엔을 비롯해 센류(千龍) 등 시내 중심가에 모인 라멘집마다 육수부터 차슈, 면발의 굵기까지 조금씩 달라 개성 있는 맛을 보여준다.

■메이지 시대의 유산 타카세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를 표지에 넣은 타마나시 관광안내 책자(왼쪽)와 타마나시의 마스코트 타마냥.
타마나 시내 중심가의 동쪽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기쿠치강의 서쪽에는 에도 시대에 만들어진 동네인 타카세가 있다. 기쿠치강에 합류하는 수로에는 6만600여 포기의 창포가 심겨 있어 5월 말에서 6월 중순까지 창포 축제가 열린다. 일부 구간에는 물길 위에 덱 보행로가 설치돼 있어 가까이에서 창포를 구경할 수 있다. 8월 첫 번째 금요일에는 이곳에서 1만1발을 쏘아 올리는 불꽃 축제가 열린다. 수로와 나란히 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메이지 시대 초기 생성된 타카세 상점가가 있다. 한적한 분위기의 상점가에는 차와 채소를 파는 가게뿐만 아니라 찻잔·접시 같은 도자기나 목공예품을 파는 골동품상도 여럿 있어 저렴한 가격에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소소한 체험의 즐거움 나고미 히고민가촌

   
히고민가촌의 공방 네임리스.
기쿠치강 상류로 올라가면 타마나시와 강을 경계로 한 타마나군의 나고미마치에 속한 히고민가촌이 있다. 6, 7세기 고분이 있는 이 일대에 1975년부터 소실돼 가는 옛 민가를 옮겨와 복원하고 다양한 공방을 들였다. ‘네임리스’는 14년 전 문을 연 카페 겸 목공예 공방으로 아기자기한 목공예품을 판매하며 예약하면 간단한 키홀더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도예공방, 피리공방, 유리공방도 판매와 체험을 함께 진행한다. 타마나시의 서쪽 아라오시와 경계를 이루는 쇼다이산 자락에는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가 끌고 온 조선 도공에서 유래한 가마인 쇼다이야키가 있다. 가토 가문에 이어 구마모토를 지배한 호소카와 가문이 쇼다이에서 만든 도자기를 즐겨 썼다. 지금은 조선 도공의 후예는 없다고 한다. 소원하는 것 한 가지는 꼭 이루어진다는 ‘일원성취’의 사찰로 알려진 렌게인탄죠지 오쿠노인도 들러볼 만하다.
■ 일본 타마나시로 가려면

- 후쿠오카공항·하카타 국제여객터미널서
- 하카타역으로 간 뒤 신칸센 이용해야

부산에서 타마나시로 가려면 일단 후쿠오카로 가서 열차를 이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후쿠오카공항이나 하카타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카타역으로 가서 신칸센을 이용하면 된다. 신타마나역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차량을 렌트한다면 후쿠오카에서 1시간30분~2시간 걸린다.

타마나시는 접근성이 좋아 인근 관광지를 찾아보기에도 편하다. 인접한 구마모토시는 일본 3대 성인 구마모토성 등 볼거리가 많다. 차량으로 50분 거리이고 신타마나역이나 타마나역에서 열차를 이용하면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차량으로 2시간 거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산인 아소산과 쿠로가와 온천이 있다. 페리를 이용하면 바다 건너 운젠화산과 시마바라도 쉽게 찾는다.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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