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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으로 먼저, 국수와 후루룩…‘일석이조’ 물회

부산 대연동 ‘삐돌이 물회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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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째 썬 빨간 가자미 회무침에
- 토마토·구운 전지살 같이 내놔
- 처음 몇 번은 쌈 싸서 먹길 권해

- 부드러운 단맛으로 씹는 재미 본 후
- 청량한 살얼음 국물 자작하게 부어
- 치자면이나 밥에 말아먹어야 완성

   
물회를 주문하면 가자미 무침처럼 보이는 물회와 국물을 따로 내 준다.
더워지면 시원한 음식이, 추워지면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냉방이 잘되던 실내에서 문만 열어도 뜨거운 바람과 습기가 훅 몰려드는 우리나라의 여름엔 이가 찡하게 시릴 정도로 차가운 음식이 더 당긴다. 살얼음이 가득한 시원한 물회 국물을 벌컥 들이켜는 상상만 해도 속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듯하다. 후루룩 들이켜는 물회지만 쌈으로 싸서 먹을 수도 있는 독특한 물회도 있다.

부산 남구 대연동 ‘삐돌이 물회 식당(051-611-3377)’은 물회 전문점으로 물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우선 물회를 주문하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에 놀라게 된다. 보통 스테인리스 그릇에 국물이 자박한 물회가 담겨 있거나 아니면 살얼음이 덮인 물회 육수가 따로 나와서 함께 넣어서 먹게 한다. 그런데 여기선 물회라기보다는 무침에 가까운 모양으로 물회를 내온다. 가자미 물회로 뼈째 썰기를 한 가자미에 양파, 오이 등 여러 채소와 양념을 버무려 내왔다. 곁에는 구운 돼지 전지살(앞다릿살)과 얇게 썰어낸 토마토가 눈에 띈다.

   
얇게 썬 토마토와 돼지고기 앞다리살 구이에 무침 같은 가자미 물회를 얹어 쌈처럼 싸먹는다.
박석준 대표는 “물회를 처음 먹을 땐 얇게 썬 토마토와 구운 전지살에 무침 형태의 물회를 올려서 쌈을 싸 먹을 것을 권한다. 그렇게 먹다가 물회에 살얼음 국물을 두세 국자씩 넣어 가면서 시원하게 드시면 된다”고 알려줬다. 무침 같은 물회는 약간 단맛이 있으면서 양념 맛은 부드러워 새콤한 토마토와 잘 어울렸다. 부드러운 식감 안에 밀도 있게 씹히는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씹는 재미를 더했다. 박 대표는 “여름에는 토마토, 겨울에는 김에 싸 먹으면 가자미 물회가 더 맛있다. 어머니의 전통적인 물회에 저만의 독특함을 더해보려고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걸 물회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의구심에 자꾸 고개가 갸웃해졌다. 쌈으로 몇 번 먹은 뒤 국물을 부어 자작하게 만들자 훨씬 더 시원하고 맛있었다.

   
살얼음이 있는 국물은 조금씩 섞어줘야 맛의 균형이 맞다.
무침 형태로 만든 물회는 새콤하다기보다는 부드러운 단맛이 주로 느껴졌는데 거기에 청량한 국물이 들어가자 새콤달콤함 맛의 균형이 맞아 들어갔다. 박 대표는 “12년 동안 어머니가 물회 가게를 하시면서 이어받은 양념 비법이다. 7가지 양념이 들어가는데 일주일에서 15일까지 숙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양념이 서로 어우러지고 매운맛도 부드러워진다. 따로 붓는 국물은 갈아낸 과일을 포함해 11가지 재료가 들어가며 이 역시 숙성을 거쳐 청량한 맛으로 변화한다. 이 국물은 꼭 채소를 끓여서 낸 육수 같은 느낌이다. 감칠맛이 강하기보다는 청량하고 쨍한 맛을 주로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쳐놓은 것에 국물이 들어가야 은근한 단맛에 청량한 끝 맛의 물회가 완성된다.

   
회무침에 국물을 넣어 잘 섞은 뒤 치자로 색을 낸 국수를 말아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신다.
물회는 아주 차가운 국물에 국수나 따끈한 밥을 말아 먹어야 완성된다. 이곳에선 노란색 면을 사용했다. 치자가 들어간 치자 면으로 보통 국수보다는 탄력감을 더 오래 유지한다. 소면과 함께 후루룩 먹으니 더위가 쑥 사라진다. 좀 남겼다가 밥을 말면 뜨거운 밥의 표면은 차가워져 쫄깃해지고 속은 부드러운 상태라 씹으면 쫀득쫀득하다.

   
참기름을 넉넉히 넣고 양념을 좀 더 진하게 한 물회 비빔밥.
국물 있는 회를 즐겼으니 무침 형태의 물회로 만든 비빔밥을 맛봤다. 이 무침은 국물 있는 물회용보다 참기름 맛이 강하고 양념 맛도 좀 더 진하다. 밥과 여러 가지 나물을 섞어 비벼야 하므로 다르게 만들었다. 애호박, 시금치, 고사리 등과 함께 비빈 가자미 물회는 크게 한 입 떠서 우물우물 씹어야 제맛이다. 다양한 재료가 입속에서 섞여 풍부한 맛을 낸다. 비빔밥용 국물은 미역국이 나온다. 들깨가 약간 들어간 미역국은 간이 약해 비빔밥과 잘 어울린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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