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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의 배우 김인권 “물괴 목소리 연기하다 너무 힘들어 현기증 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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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8-09-12 18: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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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금위장의 충직한 부하 성한 역
- 친밀하게 다가와 준 김명민 덕에
- 주연 4명이서 가족처럼 지내
- 운동으로 근육과 체중 13㎏ 늘려
- 더 탄탄한 액션 연기 나와 만족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는 김인권은 데뷔 영화 ‘송어’(1998)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며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충무로의 보물 같은 배우다. 최근 ‘약장수’ ‘비밥바룰라’로 생활 연기를 보여주며 깊이감을 더한 그가 김명민과 짝을 이룬 국내 첫 크리처(creature) 액션 사극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개봉 12일)로 한가위 관객과 만난다.

   
영화 ‘물괴’에서 새로운 액션과 깊어진 연기를 보여준, 성한 역의 배우 김인권.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라는 문장에서 시작된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김인권은 과거 내금위장이던 윤겸(김명민)의 충직한 부하이자 그와 짝을 이뤄 물괴를 찾고, 왕위를 보존하려는 성한 역을 맡았다. 그는 자칫 진지할 수 있는 영화에 웃음을 주고, 이전에 볼 수 없던 근육질 몸으로 강렬한 액션을 펼쳐 또 다른 모습의 ‘김인권’을 만나게 한다.

어떤 역할을 맡든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 김인권을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주류 상업영화에 출연해 추석 시즌 영화의 스타트를 끊는다.

▶관객분들께 영화를 보여드릴 때는 항상 설렌다. ‘물괴’는 개봉하기까지 1년 반 정도 시간이 걸렸고, 관객과 만나기 위한 목마름이 있었다. 또 말씀대로 오랜만에 주류 상업영화로 인사를 드리니 더 개봉을 기다리기도 했다.

-‘물괴’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괴수를 소재로 한 사극이라 점이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한국영화에서 괴수영화는 비주류고, 게다가 사극이라서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괴’가 잘 되면 이 영화를 토대로 다른 괴수영화가 나올 발판이 되겠다는 의미도 있었다. 또 김명민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후배 배우로서 기대되는 일이었다.

-김명민 씨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그런데 혹시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김명민·오달수 콤비가 부담이 되진 않았나?

   
‘물괴’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많은 분들이 보셨기 때문에 두 선배님의 콤비에 대한 이야기를 피해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명민 선배와 연기를 한다면 그 정도 수준의 콤비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 선배님은 처음부터 취미, 성격, 습관 등 사소한 것까지 물어보며 친밀감 있게 대해줬고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 저뿐 아니라 김 선배님의 딸로 나오는 이혜리 씨와 허 선전관 역의 최우식 씨 등 네 명이 마치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다.

-‘물괴’에서 꽤 강력한 액션을 보여준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도부장 역을 맡아 검술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격투 액션을 비롯해 더욱 다양하다.

▶20대 초반에 액션영화에 대한 꿈이 있어서 합기도를 배웠다. 하얀 띠부터 시작해 단까지 땄는데 한 번도 보일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치고 박고 구르며 액션을 했는데, 시간이 한참 흘렀어도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그런데 13kg 살을 찌워서 액션 연기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그리고 살을 찌운 이유는 무엇인가?

▶의상이나 외모가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도부장과 비슷할 것 같아 걱정했다. 그래서 도부장 모습을 연상시키지 않기 위해 몸에 변화를 줘야 했다. 13kg 몸무게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냥 물렁살은 아니고 운동으로 근육을 키운 것이다. 영화를 보니 팔뚝이 우람하게 나와 액션이 멋이 있더라. 또 성대도 달라져서 굵은 목소리가 났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주인공은 CG로 창조해낸 물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과 지금의 물괴가 닮았나?
▶연기에 방해될까 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물괴가 어떤 모습일지 일부러 상상하지 않았다. 한국영화에서 ‘괴물’, ‘7광구’ 등에서 괴수가 등장했기에 그 모습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특수효과팀이 창조한 물괴의 프리 비주얼을 보고 광화문의 해태상을 떠올렸다.

-직접 물괴의 목소리도 녹음했다.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 물괴 목소리 연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3회차 녹음을 하고 나니 진이 빠지고 현기증이 나더라. 제가 내는 소리를 기계로 아무리 키워도 물괴의 큰 몸에서 나오는 성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다양한 짐승 소리와 제 목소리를 합쳐 현재의 물괴 목소리가 됐다.

-촬영장에서는 물괴를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했는데, 특히 동굴 같은 곳에서 쫓기는 장면이 꽤 긴장감 있었다.

▶영화에서는 동굴이지만 실제로는 체육관의 그린 스크린 앞이었다. 저와 김 선배님, 혜리 씨, 우식 씨가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처음에는 저희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촬영이 진행될수록 집단최면 같은 것에 걸려 물괴가 쫓아오는 것 같은 공포감을 갖게 되더라. 오르막을 뛰어가는 장면에서 서로 밀치고 그러는데 진짜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네 사람이 물괴에게 몰린 상황에서 물괴가 성한의 얼굴에 대고 방귀 뀌는 장면에서 많이 웃었다.

▶방귀 소리가 너무 사람 방귀 소리 같았다. 촬영할 때는 질퍽한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귀여운 소리가 나와 저도 웃었다.

-‘물괴’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제주도에 계신 어떤 해녀 할머니께서 ‘물괴’를 보고 싶다며 자식에게 예매를 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시골 어르신들이 보고 싶다고 하면 대박이 난다고 하는데 좋은 징조인 것 같다. ‘물괴’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다.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좋겠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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