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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눈길 확 사로잡는 요리…고소한 커피맛 ‘여심저격’

부산 연제구 ‘카페 엠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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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과일 무화과 쓴 카프리제 샐러드
- 상큼한 단맛·청량한 바질이 더해져
- 씹지 않아도 입 안에서 스르르 녹아
- 닭발 육수·버터에 볶은 버섯소스 사용
- 보리 버섯 리소토 쫄깃한 맛도 일품

- 18~20초 짧게 추출한 피콜로 라떼
- 에스프레소보다 더 진하고 향 강해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겐 자신만의 맛집 레이다가 있다. 그중 공통되는 하나가 너무 붐비는 번화가가 아닌 곳을 잘 찾아보는 것이다. 아주 후미진 곳이 아니라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뒤져보면 의외로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청 뒤편에서 발견한 이곳도 마찬가지다.

   
보리 버섯 리소토는 진하고 고소한 맛을 최대한으로 끌어내 꼭꼭 씹을수록 더 매력있다.
‘카페 엠프티’(엠ㅍ티: 051-862-5667)는 커피와 음식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다. 형 장지웅 셰프와 동생 장인태 대표가 함께 일하며 각자 음식과 커피를 맡고 있다. 장 셰프는 “엠프티는 레스토랑이 아니다. 외국에선 카페에서 가벼운 음식과 음료를 함께 즐긴다”며 이곳도 같은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독특한 메뉴인 피콜로 라떼와 싱글 오리진 라떼를 주문하면서 어떤 음식이 좋을지 추천을 부탁했다. 장 셰프는 카프리제 샐러드와 보리 버섯 리소토를 준비해주겠다고 했다.

처음 내준 카프리제 샐러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보통은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켜켜이 놓인 모습을 상상하는데 여러 조각으로 자른 무화과가 들어가 있어서 어떤 맛일까 고개가 갸웃했다. 지금까지 맛본 무화과는 속에 여러 개의 작은 돌기가 오돌토돌 모여 있는 것 같은 모양에 껍질은 질겨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의 무화과는 완전히 달랐다. 접시 바닥에 깔린 토마토 가스파초와 같이 떠먹었더니 입속에서 잼이나 콩포트처럼 씹지 않아도 스르르 녹았다. 그리고 무화과 특유의 시고 비린 맛이 전혀 없었다. 장 셰프는 “제철 과일을 쓰려고 노력한다. 무화과는 상온에서 최대한 숙성해 단맛을 다 끌어내서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기분 좋은 상큼한 단맛에 청량한 바질 향이 더해져 깜짝 놀랄 조합을 선사했다. 보통의 가스파초가 토마토를 갈거나 끓여 체에 거른 뒤 맑은 수프처럼 만드는 것과 달리 이곳에선 토마토를 간 과육이 그대로 들어 있어 외려 더 상큼했다. 거기에 고소함을 더해주는 모차렐라 치즈까지 넣으니 자꾸 손이 가는 샐러드가 됐다. 중간중간 들어간 반으로 자른 방울토마토는 씹는 맛과 단맛을 더해줬다. 샐러드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니 다음 요리가 더욱 기다려졌다.

   
카페 엠프티는 커피와 함께 가벼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어 내온 것은 보리 버섯 리소토. 테이블에 올리자마자 고소한 향으로 후각을 사로잡았다. 보리에 알알이 코팅된 녹진하고 고소한 소스는 버섯을 버터에 볶아서 만들어낸 감칠맛이었다. 보리 한 알 한 알의 통통함이 주는 식감에 만가닥버섯의 쫄깃함이 더해지니 입이 바빠졌다. 한입에 가득 넣고 씹기보다는 적당한 양을 머금고 최대한 꼭꼭 씹어 마지막까지 맛과 향기를 음미하기를 권한다. 장 셰프는 “마늘과 버섯을 버터에 볶으면서 최대한의 맛을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볶는다. 태우는 것이 아니라 버섯의 향을 완전히 다 끌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화이트와인을 부어 보리가 퍼지지 않도록 한 뒤 육수를 조금씩 넣어서 조리한다. 이때 육수는 닭발 육수를 쓴다고 했다. 전에 삼계탕집에서 닭 육수에 닭발 육수를 섞어야 맛이 제대로 난다고 들은 것이 기억났다. 장 셰프는 “이탈리아에선 닭발 육수도 많이 쓴다. 통 생닭보다는 껍질과 연골이 많으므로 콜라겐도 많고 맛이 좀 더 진하게 우러난다. 그래서 지금같이 고소하고 녹진한 맛을 주는 리소토에 잘 어울린다”고 했다. 그리고 중간에 바삭하게 씹히는 빵가루 같은 것이 있었다.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 쓰는 브리오슈 빵 조각과 보리를 말려 튀긴 것을 부스러뜨려 식감과 고소함을 더해줬다.

   
싱글 오리진 라떼와 피콜로 라떼. 특유의 향은 살리되 우유를 넣어 좀 더 다가가기 쉽게 만들었다.
엠프티의 다른 축은 커피다. 그런 만큼 커피도 독특한 메뉴들을 마련했다. 100㎖ 잔에 담아내는 피콜로 라떼가 있다. 피콜로는 이탈리아 말로 작다는 뜻인데 여기엔 에스프레소보다 더 진하게 내린 리스트레토를 쓴다. 에스프레소는 25~30초 동안 고압으로 추출하는데 리스트레토는 그보다 더 짧게 18~20초만 뽑아낸다. 그런 만큼 전반기의 더 진한 커피 맛을 추출해 고소한 맛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우유를 더해 라떼로 만든 것이 피콜로 라떼다. 호주에선 아주 흔한 메뉴지만 한국에선 잘 보기 어렵다. 쓴맛보다는 견과류처럼 고소한 향기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고소하되 쓴맛은 거의 없어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이어 맛본 싱글 오리진 라떼는 에티오피아 넨세보로 만들었다. 장 대표는 “에티오피아, 케냐, 과테말라 원두를 주로 쓰는데 현재는 에티오피아 넨세보만 받고 있다. 커피숍 클레이튼과 협업해 우리 가게와 잘 맞는 원두를 내놓는다”고 했다. 이런 원두들은 시큼한 맛인 산미를 가져 호불호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우유를 넣어 유당의 단맛과 특유의 산미가 만나 부드러워지게 하고 특유의 꽃향기는 그대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장 대표는 “싱글 오리진은 원두 한 가지만으로 그 원두의 특징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더 많은 분이 편하게 싱글 오리진 커피를 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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