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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실화극 ‘암수살인’서 살인범으로 변신 주지훈 “낯선 부산사투리 공부, 두달 넘게 매달렸어요”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  |  입력 : 2018-10-03 18:47:09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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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서 발생 살인사건 모티브
- 심리전 능한 연쇄살인범 역할
- 배우로선 도전할 만한 캐릭터

- 곽경택 감독께 사투리 배우고
- 김윤석 선배께 연기 많이 의지

- 제가 제2의 전성기라고요?
- 많이 불러주시니 감사할 따름

올해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는 누가 뭐래도 주지훈이다. 지난겨울 ‘신과함께-죄와 벌’, 여름에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등 잇달아 흥행작을 내놓았으며, 3일 개봉한 ‘암수살인’에서는 심리전에 능한 살인범 역을 맡아 4연타석 홈런을 준비하고 있다.
   
‘암수살인’에서 감옥 안에서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자백하며 형사의 수사 과정을 리드하는 살인범 강태오를 연기한 주지훈. 쇼박스 제공
2007년 부산 지역에서 실제로 있었던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암수살인’은 15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인 살인범 강태오(주지훈)가 사건 발생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추가 살인을 자백하고, 이 자백을 바탕으로 형사 김형민(김윤석)이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다.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이 2012년 방영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5년간 끈질긴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냈다. 주지훈은 감옥에서 자신이 저지른 암수살인을 자백하며 형사의 수사 과정을 리드하는 살인범 강태오를 연기해 이전의 댄디한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연기를 보여준다.

감옥 안에 있으면서도 김 형사 역의 김윤석과 밀도 높은 심리전을 펼치며, 범죄영화의 새로운 악역을 완성한 주지훈을 만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요즘 심정과 영화 ‘암수살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출연한 ‘신과함께’ 1, 2편이 쌍천만을, ‘공작’이 500만 관객을 모아 주지훈 전성시대가 온 느낌이다.

▶‘신과함께’나 ‘공작’이 지닌 미덕을 잘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대인사 때 관객들께 반갑게 만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시고, 그래서 지출이 많아졌다.

-‘암수살인’에서는 연쇄살인마 역을 맡았다. 기존 연쇄살인마와 어떤 차별점을 두려 했는가?

▶먼저, 기존 소재를 다시 좋게 재생산하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암수살인’은 이야기가 새로우면서 힘이 있었다.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강태오도 배우로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결이 일정하지도 않고, 울퉁불퉁하고,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 매력적인데 같은 맥락에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특히 생소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것은 가장 큰 무기를 뺏기는 기분이었다. 이야기가 자극적으로만 표현돼 소비돼 버리는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닌지도 고민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나?

   
▶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 김윤석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이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더라. 제가 못 따라가도 김 선배님이 버텨주면 된다는 무언의 신뢰감이 생겼다. 역시나 맞는 선택이었다.

-서울 출신으로 부산 사투리를 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사투리 연습을 했나?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님이 작가로 참여하신 것은 행운이었다. 곽 감독님은 배우의 사투리 교육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정말 연극하는 것처럼 치열하게 배웠다. 촬영현장에서는 두 달 넘게 잠자는 시간만 빼고 거의 사투리에 매진했다. 사투리가 되니까 하나하나 디테일을 잡을 수 있었다.
-강태오가 등장하는 장면은 김 형사와 만나는 감옥의 접견실이었다. 김윤석과 심리전이 대단했다.

▶영화 자체가 라이브로 진행되는 듯한 톤이고, 액션이나 추격 장면이 없는 밀도 높은 심리전이었다. 접견실이라는 공간이 반복되고, 의상이나 겉모습이 한정되는데, 그런 모습을 표현하려고 두 달 넘게 반복해서 연습했다. 그래서 제가 연기한 모든 것이 다 계산된 것이다. 반면 김 선배님이 대단하신 것이, 제가 하는 호흡 하나까지도 모두 받아주셨다. 그러면서 리듬을 바꿔주니까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연쇄살인마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에 연구한 것이 있는가?

▶살인자들을 인터뷰한 책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보면 별 이유 없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더라. ‘그냥’이라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우리 영화에서도 단순히 택시 승객이 무례해서, 길 가다 부딪쳤는데 제대로 사과하지 않아서 살인을 하는데, 그게 남의 일 같지 않더라. 요즘 뉴스만 봐도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신과함께’의 하정우, ‘공작’의 황정민 이성민, ‘암수살인’의 김윤석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더라.

▶성격도 작용하는 것 같다. 형들은 편하다. 반면 동생들이 있으면 조심스러워진다. 동생들이 저를 보면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애드리브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조심하는 것 같다. 반면 형들은 워낙 베테랑이라 제가 뭘 해도 모든 것을 받아주시니 훨씬 편하다. 앞으로 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후배들과 작업할 때 더 마음을 열고 해야 할 것 같다.

-영화 네 편이 올해 개봉했고, 류승룡 배두나 씨와 호흡을 맞추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MBC 드라마 ‘아이템’ 등이 잡혀 있다. 쉬고 싶지 않은가?

▶저를 선택해주셔서 고맙다.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장르나 캐릭터도 다 달라 신나게 연기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스로 볼 때 연기인생 2막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은가?

▶‘배우는 긴 싸움이다, 자신과 하는 싸움이다’ 같은 말을 선배님들께 많이 들었고, ‘일희일비하지 마라, 즐기되 담대하게 나가라’는 말만 믿고 가고 있다. 저의 40대, 50대가 궁금하다. 현재 그 나이대 선배님들을 존경하는데, ‘나는 그때가 되면 어떻게 돼 있을까?’ 하면서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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