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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세 시간 만에 만나는 유럽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  |  입력 : 2018-10-24 19:15:53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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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관광지 몰려 있어 걸어서 관광 가능
- 이슬람 건축양식 더해진 빠끄롭스키 성당
- 금빛과 푸른빛이 화려하게 빛나 더욱 이색
- 싱싱한 킹크랩·매콤 짭짤한 샤슬릭 맛 일품
- 강제이주 아픔 삶 보여주는 고려인 문화센터
- 독립운동가 흔적·발해 성터 있는 우수리스크
- 시베리아 횡단열차·버스 타고 같이 가볼 만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고 한다. 부산에서 비행기로 3시간10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에 최근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킹크랩을 싸고 푸짐하게 먹으러, 유럽식 풍경에 인생샷을 만들러 간다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매력을 들여다봤다.
   
이국적인 블라디보스토크의 유럽식 풍경 가운데서 이슬람 양식의 돔으로 또 한 번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빠끄롭스키 성당. 금빛과 푸른빛으로 빛나는 돔 4개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걸어서 즐기는 여행

블라디보스토크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건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어 걸어서 돌아보기에 좋다는 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들을 기리며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영원의 불꽃,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곳을 방문한 황제 니콜라이 2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니콜라이 개선문, 잠수함 박물관까지 모두 가까이 있어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개선문을 통과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어 관광객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재미있다. 바로 아래 있는 잠수함 박물관은 전쟁 당시에 쓰던 잠수함 일부를 그대로 가져와 전쟁 때 군인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독수리전망대 에서 본 시내.
이국적인 장소로는 빠끄롭스키 성당을 빼놓을 수 없다. 성당인데도 금빛과 푸른빛이 빛나는 이슬람 건축양식인 돔이 더해져 있어 더욱 이색적이다. 러시아 정교회는 가톨릭과 달리 서서 예배를 보고 성화로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므로 내부는 금빛의 다양한 성화로 가득해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이곳에서 사진을 꼭 한 장만 찍어야 한다면 독수리 전망대가 사진 스팟이다. 계단을 제법 걸어 올라가야 하는 214m 높이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독수리 둥지를 닮았다 해서 독수리 전망대라 불리는 곳에 오르면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4분의 3이 내려다보인다. 거센 바람에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시원한 눈맛 때문이다. 해가 완전히 지기 30분 전쯤 와서 사진을 찍기를 권한다. 그래야 하늘 색의 변화나 불이 밝혀진 도시의 야경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금각교의 웅장함과 마치 거대한 호수처럼 보이는 금각만의 조화가 아름답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러시아 전통 음식인 샤슬릭(아래)과 북태평양의 맛을 보여주는 킹크랩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르바트 거리에선 다양한 색상의 아기자기한 유럽식 건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다. 걷다가 지친 다리는 ‘해적 커피숍’에서 쉬어가자. 킹크랩과 샤슬릭도 맛봐야 한다. 샤슬릭은 쇠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익힌 고기 요리로 양, 소, 돼지, 닭 등 다양한 육류를 사용한다. 돼지고기로 만든 샤슬릭은 잡내가 없이 매콤하고 짭짤해 맥주 안주로도 좋았다. 킹크랩은 이곳이 산지인 만큼 한국보다 훨씬 싸고 싱싱한 것을 맛볼 수 있다. 혁명광장이라 불리는 중앙광장은 유럽식 건물이 다 모여 있는 곳이며 대형 마트료시카로 입구를 장식한 기념품 가게와 굼 백화점이 있어 꼭 들르는 곳이다.

■러시아 속 고려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면서 고려인, 카레이스키를 빼놓기는 어렵다. 혹독한 기후와 척박한 땅을 일궈 살 만한 곳으로 바꿔 놓으니 1937년 스탈린이 17만 명의 한인을 중앙아시아로 내몰았다. 40일간 석탄 열차에 짐짝처럼 실려 내린 곳은 아무것도 없는 벌판이었다. 추위를 피해 토굴을 파 생활하며 악착같이 땅을 일궜다. 당시의 한인들을 러시아에선 ‘꼬리 없는 소’라고 부를 정도였다. 자신들로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지런해서 붙인 말이라고. 특유의 근면함과 집념으로 아무도 살지 않던 곳에 마을을 일궈냈다. 옐친 대통령이 1994년 공식적으로 강제이주에 대해 사과하고 중앙아시아 개척의 노고를 인정해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게 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잠시나마 그들을 생각하며 기차를 탔다. 지금이야 편안하고 따뜻해 여정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짐승처럼 먹을 것도, 추위를 피할 곳도 없던 이들이 갇혔던 기차 안은 절망과 불안 고통만이 있었으리라. 우골나야역에 내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20㎞ 떨어진 우수리스크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고려인 문화센터에서도 한인들의 고통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조선족 가이드는 “고려인들은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당했다. 하지만 조선족은 중국에서 여전히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쓰고 있으니 한 동포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동포, 민족이란 단어는 책 속에 있는 말이었지만 이곳에선 좀 다르게 들렸다.
   
육각형 지붕의 패턴이 독특한 개선문은 소원을 비는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지나다닌다.
우수리스크 내 발해의 옛 성터를 찾아가는 도중 이상설 선생 유허비를 들렀다. 방금 누가 두고 간 듯 흰 국화가 처연했다. 살아서 독립을 보지 못한 이 선생은 자신의 유골과 유품을 태워 수이푼강에 뿌려 달라 했다. 기념비 주변의 소나무는 모두 한국에서 가져와 심었다고. 바람이 많이 불고 스산한 날씨 때문인지 더욱더 쓸쓸해 보였다. 항일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의 생가도 방문했지만 안은 완전히 비어 있어 안타까웠다.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 있다고 했는데 아직은 마련되지 못한 모양이었다. 인근 발해 성터는 주춧돌마저 발견할 수 없었지만 드넓었던 영토의 분위기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높은 산이 없이 나지막한 구릉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평원을 보니 그나마 이전의 쓸쓸함이 조금은 덜어졌다.
   
레닌 공원.
   
잠수함 박물관.
   
블라디보스토크 혁명광장의 북쪽 끝단에는 ‘소비에트 권력자들을 위한 기념비’가 남쪽을 바라보고 우뚝 솟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가려면

- 에어부산, 매주 수·금·일요일 김해공항 출발 직항편 운행

에어부산은 부산 김해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매주 수·금·일요일 낮 12시55분에 직항을 운행한다.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시간은 약 3시간10분으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말에 걸맞다. 러시아는 관광 목적으로 최대 60일까지 체류할 수 있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그 대신 입국 심사 때 주는 흰색 입국 심사서류를 잘 챙겨야 한다. 여권 크기만 한 이 종이는 출국할 때까지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통은 입국 심사 때 입국 서류를 본인이 작성하지만 러시아는 입국 심사관이 컴퓨터로 작성해 여권에 끼워 되돌려 준다. 반드시 잘 챙겨야 한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은 국내에서 환전해 가거나, 원화를 달러로 바꿔 현지에서 루블로 다시 바꾸는 경우가 많다.

글=최영지 기자 사진=전민철 기자

취재지원=투어폰(www.tourp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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