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W 잇는 타임슬립 구상하다
- 증강현실 다룬 작품 기획하게 돼
- 현실·가상 뛰어넘는 판타지 멜로
- 극후반 엠마의 특별한 기능 공개

현재 방송계에서는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뜨거운 이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AR) 게임과 드라마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제작 당시부터 방송계는 물론 IT와 게임 업계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한 장면. tvN 제공

그리고 지난달 1일 첫 방송이 되면서 드라마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는 평과 함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집필한 송재정(사진) 작가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이미 타임슬립을 다룬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웹툰과 드라마를 접목한 ‘W’로 주목받은 바 있는 송 작가는 기존 드라마와 다른 상상력과 예측 불가한 전개로 ‘알함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반면 게임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뒤엉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만난 송 작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해 갖고 있던 궁금증을 풀어줬다.

-게임과 드라마를 접목하려는 기획은 어떻게 하게 됐나.

▶‘W’를 마친 후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때 미래에서 현재로 온 남자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현빈 씨가 연기한 유진우였다. 스토리는 한 남자가 호텔에 묵다가 낯선 사람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일었고, 여의도 광장에서 직접 해보니 엄청났다. 포켓몬고처럼 현실을 배경으로 사용한 게임과 드라마를 접목한다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진우를 그대로 남겨둔 채 타임슬립을 증강현실로 바꿨다.

-일반 시청자들에게 게임은 낯설 수 있었을 텐데.

▶게임을 전혀 모르는 분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초반에 게임 설명을 많이 했다. 그래서 레벨 업이나 무기 변경, 퀘스트 달성, 동맹 등 게임의 기본 틀만 가져왔다.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세 가지의 큰 줄기가 있었다. 첫째는 게임을 하다 버그에 걸린 유진우가 레벨 업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유진우, 차형석(박훈)과 관련된 암투와 애증 관계, 세 번째는 유진우와 정희주의 로맨스였다. 세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꼬았다.

-유진우와 정희주의 로맨스가 약하다는 평도 있다.

▶처음에 정희주 역할은 피폐해진 유진우를 구원하는 순수함을 지닌 여자로, 둘 사이는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관계였다. 그런데 현빈, 박신혜 씨가 캐스팅되면서 두 분의 미모가 아까워서 멜로를 넣기로 했다.

-게임이 현실을 지배하고, 심지어 버그에 걸리면 아픔도 느끼고 죽기도 한다. 현실성이 있는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놓고 공학박사와 이야기를 했는데, 렌즈가 뇌 신경을 자극하면 실제로 가능하다고 하더라. 두려운 일이다.

-2회가 남았다. 후반부 시청 포인트는.

▶게임 속 캐릭터 엠마(박신혜)의 중요한 기능이 남아 있다. 왜 정희주가 엠마여야 했는지 15, 16회에 나온다. 또 유진우의 지긋지긋한 과거 사건이 다 해결된다. 그래야 온전히 정희주에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남은 2회에 걸쳐 등장한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