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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마다 철썩철썩…진짜보다 강력한 파도가 몰려온다

시흥 ‘웨이브파크’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  |  입력 : 2020-11-11 19:36:4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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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름 200m 세계 최대규모
- 도심형 인공서핑파크 문 열어
- 워터파크 4배 양의 물 채워
- 시간당 1000번 파도 만들어내

- 2시간짜리 초보자 강습 가능
- 전문 서퍼용 구역도 따로 있어
- 내년 가족단위 물놀이장 개장

서퍼들은 파도만 좋으면 기온과 관계없이 한겨울 바닷속도 온탕인 양 뛰어든다. 그래서 사계절 쉼 없이 파도가 치는 인공 서핑장은 그들에게 천국이 분명하다. 지난달 8일 개장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인공서핑파크인 경기 시흥시 ‘웨이브파크’를 지난 6일 찾았다. 이날 기온은 13도. 날이 흐려 해가 구름에 가렸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수중 온도는 10도로 제법 차가웠다. 다행히 서핑복과 전용 부츠, 장갑으로 무장하니 추위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웨이브파크는 다음 달부터 온수를 내보내 따뜻한 물에서 서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핑에 관심 많았지만 추운 바다가 걱정됐던 초보자도 한겨울 서핑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꾸준한 크기와 강도의 인공파도는 서퍼로서 ‘파도를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웨이브파크의 인공파도는 56개의 모터와 기다란 패널이 뱀처럼 휘저으며 실감 나는 ‘야생 파도’를 만들어 낸다. 8초에 하나씩 생성된 파도가 10여 차례 몰아치며, 각각의 파도는 직선거리 최대 240m를 질주하는 동안 수십 번 부서진다. 파도 위를 땅바닥처럼 누비는 서퍼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조건이다. 웨이브파크 제공
■스페인 인공파도 기술 독점 도입

대원플러스그룹이 만든 웨이브파크는 크게 서핑파크와 워터파크로 나뉜다. 다양한 어트랙션과 커다란 거북이 모형이 어린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워터파크는 내년 5월 개장 예정이고, 지금은 서핑파크만 이용할 수 있다. 나무 덱으로 길게 이어진 관람로를 중심으로 서핑장이 양쪽에 펼쳐진다. 양쪽을 합하면 최대 길이 240m, 지름 200m의 거대한 규모다. 서핑장을 둘로 나눈 건 오른발로 중심을 잡는 서퍼와 왼발로 중심을 잡는 서퍼를 각각 배려해 파도의 방향을 다르게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는 이용자 수에 따라 서핑장 운영을 적절히 통제한다.

   
서핑 실습 전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웨이브파크에는 상수도 2만5000t이 들어간다. 김현석 이사는 “국내 워터파크에 사용되는 물보다 최대 4배 많은 양”이라며 “게다가 상수도라 먹어도 안전하다. 물에 빠졌을 때 바다의 짠물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인공파도는 스페인 업체인 ‘웨이브가든’의 기술을 독점 도입했다. 웨이브가든은 인공파도 생성에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세계적 업체다. 다른 워터파크가 수중에서 판을 밀어내 인공파도를 만든다면, 웨이브파크는 56개의 모터와 기다란 패널이 뱀처럼 휘감듯 움직여 실감 나는 ‘야생 파도’를 만들어낸다. 가장 안쪽에서 생성된 첫 번째 파도는 최대 길이 240m를 질주하는 동안 수십 번 부서지며 2.4m에서 0.2m까지 높이가 낮아진다. 이 과정이 8초마다 12번 반복되고, 이후 1분간은 파도를 멈춘다. 양쪽 서핑장에서 시간당 총 1000개의 파도가 치는 셈이다. 맑은 물 위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물결은 자연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아름다움이다.

■8초당 밀려오는 파도의 위력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 전경. 웨이브파크 제공
초보자는 서핑아카데미 비기너 레슨(레벨 1, 2)을 이용하면 강사에게 서핑을 배울 수 있다. 안전교육을 포함해 총 1시간55분이 소요되며, 이 중 실습 시간은 50분 남짓이다. 허리까지 잠기는 얕은 수심에서 이미 몇 차례 부서져 힘이 약해진 거품 파도를 이용해 서핑을 배운다. 전문 서퍼들은 가장 안쪽에서 가장 높은 파도를 타고 묘기를 부린다.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은 서퍼들의 불편사항을 즉각 해소한다.

지상에서 서핑 자세를 연습한 후 실전에 뛰어들었다. 지난여름 부산 송정바다에서 서핑에 성공한 경험이 있어 ‘이번엔 발재간을 부릴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8초마다 밀려오는 인공파도는 몇 번 부서지는 동안에도 일정한 강도를 유지해 가만히 서서 버티기에 버거운 느낌을 받았다. 10㎏이 넘는 보드는 발과 연결된 고리(리시코드)를 팽팽하게 당기며 파도가 칠 때마다 중심을 흐트러트렸다. 이날 비기너 레슨을 함께 받은 초보 서퍼 4명 중 1명은 연이은 파도에 중심을 잡지 못해 출발 지점까지 오지도 못하고 자꾸만 파도에 밀리기도 했다.

길이 3m 정도의 서프보드에 팔을 짚고 점프하다시피 뛰어올라 엎드린 뒤 파도를 기다린다. 이후 팔을 휘저어 앞으로 나가다가(패들 동작) 파도가 보드 끝(테일)에 닿으면 손을 양옆 허리 가까이 짚고 상체를 일으킨 다음(푸시 동작) 엉덩이를 들고 천천히 일어나면(업 동작) 서핑 성공이다. 그런데 보드 위에 안착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애써 올라타도 잇달아 파도가 치면 어김없이 물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파도가 잠잠할 때 보드에 올라타려 시도해도 마찬가지였다. 인공파도 사이에서 균형 잡는 데 온 신경을 썼더니 체력이 빠르게 소모됐다.

몇 차례 물에 빠지고 나서는 온몸의 운동 세포가 총력전을 펼쳤다. 푸시 동작을 유지한 채 일어서지 않고 그 상태로 완주하는 ‘꼼수’를 절로 깨우친 것이다. 그나마도 뒤따라온 파도에 전복되기 일쑤. 웨이브파크 강사가 “서핑은 시선 처리가 절반이다. 아래를 보면 물에 빠지니 먼 곳을 보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세찬 물살을 무시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발재간을 부리겠다던 담대한 꿈은 파도처럼 흔적도 없이 부서졌다.

벤치에 앉아 발끝에서 차례로 부서지는 파도를 감상했다. 파도를 땅바닥처럼 휘젓는 서퍼들이 신기하면서 부러웠다. 서핑에 성공하고 싶다는 도전 정신과 물놀이 후 라면을 먹는 ‘국룰’을 따르고 싶은 욕구가 동시에 솟구쳤다. 결국 후자를 택했다.


# 부산서 KTX로 3시간…서울발 셔틀버스 운행

■ 찾아가는 길

   
웨이브파크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 거북섬에 있다. 부산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면 부산역을 기준으로 5시간 이상 소요돼 거리가 먼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KTX광명역까지 기차를 탄 후 택시나 자동차로 30분 정도 이동하면 가장 빠르게 도착한다(3시간가량 소요). 광명역에서도 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배차 시간이 길고 한 번 갈아타야 해 예상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잠실 종합운동장, 강남역, 사당역에서 웨이브파크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20분 정도. 각각 오전 8시20분, 8시35분, 8시50분에 출발하며 웨이브파크에서는 오후 5시에 서울로 출발한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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