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에서의 아동 학대가 막장으로 치닫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창 돌봄과 귀여움을 받아야 할, 말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물건 취급당하듯 얻어맞고 내던져지는 모습을 보면 치가 떨린다.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하지만 훈육이 아니라 잔인한 고문이다. 이게 정부가 내세우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 만들기'인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을 키우기는커녕 망치게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으니 참담하기 짝이 없다.

문제가 된 부산의 어린이집 학대 동영상이 추가로 밝혀졌다.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내던진 것도 모자라 놀라 우는 아이를 이불로 씌워 내동댕이쳤다. 등을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패는 것은 예사다. 원생을 들어서 던지고, 마네킹 다루듯 질질 끌고 갔다. 난장판이 따로 없다. 아이들을 상대로 격투기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심지어 교사가 먹던 숟가락으로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어디 부산뿐인가. 충북 제천의 한 보육원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문을 해오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적발됐다. 막대기로 폭행하는 체벌은 기본이고, 막말하는 원생에게 그 개수만큼 매운 생마늘과 고추를 먹였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토해낸 것을 먹으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독방에 길게는 수개월간 머물게 했고, 화장실 출입까지 제한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이야말로 교도소와 다를 게 없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 여성선교사가 고아들을 정성껏 돌봐줬다며 칭송이 자자한 시설이 이렇다.

지금 어린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내는 부모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나라 전체를 멍들게 하는 아동 학대를 반인륜적 차원에서 엄히 다스려야 마땅하다. 단순히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는 데 그쳐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학대 근절 차원에서 감시 체계를 확고히 구축하고, 시설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서 아동폭력이 아예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