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이 펄펄 나는 사이 새누리당은 존재감조차 없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더민주당 20대 총선 부산지역 당선인들은 그제 20여 개 시민단체 대표와 만나 부산지역 현안 해결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공동보조를 맞출 현안에는 신고리원전 5·6호기 철회, 반값 전기료 시행, 롯데백화점 현지 법인화 등이 포함됐다. 지난 19일엔 부산과 서울에서 신고리원전 건설 반대 기자회견, 신공항 깜깜이 용역 규탄, 주피터 프로젝트 항의 방문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총선 40여 일이 지나도록 부산지역 새누리당 당선인들이 한 일이라곤 김세연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한 것뿐이다. 지난 19일에야 당선인 간담회를 열어 총선 백서 발간, 상임위 배정 문제를 논의한 게 전부다. 새누리당 자체가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심각한 내홍으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아 행동에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다. 또 전임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민식 의원이 낙선하는 바람에 부산시당의 활동도 위축됐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활동이 아예 없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지금 형국으로 봐서는 새누리당이 여당인지, 더민주당이 여당인지 헷갈릴 판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신공항 문제만 봐도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인다. 더민주당 당선인들은 지난달 25일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첫 만남에서 신공항 상생방안을 제시했다. 이달에는 동시다발 캠페인을 벌였고 국회에서 국토부 1차관을 불러 신공항 용역에 대해 따져 물었다. 국토부 장관의 면담이 좌절되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선인이 똘똘 뭉쳐 지역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부산지역 당선인들은 그동안 신공항과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었다. 대통령이 함구령을 내렸다고 하지만 부산의 사활적 과제인 신공항 문제에 입을 닫고 있는 것은 당선인들이 할 일은 아니다. 국회의원은 입법부, 당의 일원이기 이전에 시민의 눈과 귀, 입이라 할 수 있다. 보고 듣고 말해야 하는데 현안에 손 놓고 있어선 존재 이유가 없다.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하지만 더민주당은 5명, 새누리당은 12명으로 부산에선 다수당이다. 더는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