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5월 31일

◇참여위원(가나다 순)

▶김문홍(소설가·부산공연사연구소장)

▶김윤경(부산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양혜승(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이미욱(소설가)

▶전중근(부산분권혁신본부 정책위원)

▶최치국(부발연 선임연구위원)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의 5월 온라인 회의가 지난달 31일 열렸다. 위원들은 최근 잇단 '묻지마 범죄'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고 정부의 지역발전포럼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은 기사 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 그러나 신문에 인포그래픽 활용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주피터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추적보도를 주문했다.

▶김윤경=부산에서도 여성 대상의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사회의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처우·복지, 치안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국제신문은 이 사건들을 단순히 '묻지마 범죄'나 조현병 환자들이 벌인 충동적 범죄로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혐오'나 치안·복지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 보도하고 있다.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가 제작한 '묻지마 범죄는 적절한 표현일까요?'라는 카드뉴스 역시 이러한 문제에 화두를 던졌다. 여성문제나 복지, 치안 부문에서 복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언론 역시 사건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역할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5월에는 대학로 및 대학·청년문화와 관련된 기사가 자주 보였다. 경성대 문화기획 동아리인 '청진기' 이야기나 동의대 학생들이 기획한 공연 등이 보도됐다. 기획 연재되고 있는 '당당부산청년문화당'을 통해서 부산의 청년문화예술단체들의 활약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 기사는 평소 쉽게 조명되지 않는 영역이라서 반가웠다. 하지만 단순히 공연을 소개하거나 이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데 그친 기사가 대다수라 아쉬웠다. 부산에는 이렇다 할 대학문화나 특색있는 대학로가 없는데, 이런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을 한번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부산대 정문 인근에서는 대학축제나 페스티벌을 두고 문화인과 인근 상가연합회의 갈등이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김문홍=지역 문화예술계와 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조명은 지역 언론의 소명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보도를 예의주시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작업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5월 20일 자 22면의 문화기획에 실린 극단 자갈치 현장탐사보도는 예술단체의 명확한 이념과 목표, 그리고 작업방향에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컸다. '마당극의 양식이 바탕에 깔리고 마당극의 정신이 작품정신을 관통하는' 극단 자갈치의 명확한 이념과 목표를 제시해 부산지역의 타 극단들에 대한 정체성 확립을 촉구했다. 또 '약한 사람들의 아픈 곳을 보듬되 민족 고유의 신명을 놓치지 않는' 극단 자갈치의 작업방향을 선명하게 조명해 주었다.

지역의 괴짜 시인인 권태원의 삶과 시 작업을 집중 조명한 '색깔있는 인터뷰' 역시 문학의 소명의식과 시인의 창작에 대한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었다. '글쓰기는 나의 외로움과 살아가는 상처에 대한 기록문학'이라는 시인의 발언을 통해, 권 시인의 기행에 대한 항간의 소문을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해 주었다는 점에서 기사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5월 28일 자 '아침숲길' 칼럼은 특정 학교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데 글의 방향이 집중되어 읽는 이의 눈살을 다소 찌푸리게 했다. 보다 엄정한 자기검열이 필요하다고 본다.


▶양혜승=미디어는 날로 감각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신문도 이제 감각적인 옷을 입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신문 인포그래픽은 몹시 중요하다. 제대로 된 인포그래픽은 신문의 감각뿐만 아니라 정보전달력을 극대화시킨다. 아쉽게도 국제신문의 인포그래픽 활용은 매우 열악하다. 하루하루 마감시간이 존재하는 신문사 입장에서 취재기사에 적절한 인포그래픽을 가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포그래픽이 꼭 필요해 보이는 기사가 있다. 특정 지역 혹은 위치가 등장하는 기사의 경우 지도를 통해 자세하게 안내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거나 독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5월 26일 자 국제신문은 지역과 신자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웨딩 성당'이 부산에 생긴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성당의 위치를 '부산 동구 초량동' 그리고 '1839년에 부산 최초의 성당이 지어졌던 자리'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도 한 장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 줄 수도 있다. 앞서 18일 자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착공 관련, 23일 자의 김해시 도로 개설 계획 관련, 27일 자 양산 웅상지역 미니 신도시 조성계획 관련 기사 등도 한 장의 지도가 아쉽다. 기사를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어떻게 해야 독자들의 이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배려하고 고민했으면 한다.


▶이미욱=생명의 기운이 찬란한 계절에 생명을 저버리는 일들이 가득해 참담한 기분이다. 소비자의 생명을 담보로 이익을 추구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부터 묻지마 범죄까지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지면을 채운다. 그 가운데 내년부터 부산항 감만 8부두에서 시행한다는 '주피터 프로젝트'가 시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삼고 있어 분노와 비난을 사고 있다. 국제신문은 '주피터 프로젝트'에 대해 주한미군과 부산시, 그리고 시민단체의 입장을 전달하고 반대시위와 집회, 항의서한 등 관련 기사들을 심도 있게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주피터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실체를 알지 못해 불안하다. 언론은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시민도 모르게 진행되는 일이 없도록 미군과 전담부서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따라서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책임의 중요성을 조명할 수 있는 기획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피-업 희망 프로젝트'는 학대받은 아동의 마음을 보듬고 감싸는 일에 지역기관들이 서로 힘을 모아 돕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사다. 아동의 정서를 위해 지원하는 일은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에 대한 투자임이 분명하다. 앞으로 지면에 소개될 아이들의 소식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전중근=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시대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지역발전을 위한 논의가 세계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지만, 대체로 익숙했던 지역경제 패러다임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외부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려는 방식에 대한 회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5월 11일 자 '지역인사 없는 정부 지역발전포럼' 기사는 국토부에서 마련한 '지역발전포럼'이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급조 행사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비수도권 전문가나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참여가 없는 허울뿐인 행사인 데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웠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저성장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짝이다. 개발시대와 달리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그런데 어찌된 판인지, 5월 30일 자 국제신문에는 부동산기사가 넘친다. 경제면 '부산 새 랜드마크될 엘시티 관광인프라 구축 순항' 등 3개 기사가 실렸고, 부동산면에서도 '착한 분양가…중소형 실속 아파트 주목하라' 등 3개 기사, 부동산매물면에는 광고성 기사가 실렸다. 하루 신문에서 3면에 걸쳐 부동산기사가 실린 것이다. 수요자를 위한 정보 제공치고는 지나치게 많은 느낌이다.


▶최치국=최근 국제신문은 국토부의 신공항 용역에 대한 보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보도의 핵심은 '깜깜이 용역'이다. 용역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료 미공개는 용역 불신으로 이어져 '부산시, 신공항 엉뚱한 결과 나오면 불복'이라는 보도에 이르렀다. 따라서 국토부는 분석결과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 기존 공항 폐지를 전제로 한 용역결과는 시민들이 수용하지 못할 것이다. 또 국토부는 입지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평가항목, 항목별 가중치, 채점방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이번 입지평가는 2011년 때와 달리 평가단을 구성하지 않고, 외국 용역사가 단독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입지평가 기준 공개는 매우 중요하다.

이달 용역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토부는 영남권 5개 시·도가 수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용역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책임은 용역사가 아닌 국토부에 있다. 우선 신공항의 안전성 문제를 평가항목의 장애물 분석으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 현재 김해공항보다 나은 신공항을 전제로 한다면, 국제기준에 따라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24시간 운영을 위해 김해공항의 소음피해 가구 수(702가구)보다 적은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지역민들은 장애물 없는 안전한 공항, 소음영향이 없는 24시간 공항, 장래 확장이 가능한 공항 등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없는 어떠한 용역결과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신문의 '신공항 용역 불신 확산' 보도가 용역결과 불복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