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이어 울산에서도 가스 냄새와 관련한 시민들의 신고 전화가 잇따랐다. 토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울산 남구 지역에서 신고가 집중됐다. 울산소방본부는 신고지역의 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인근 석유화학공단에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부산과 울산은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고, 가스 냄새 신고도 시기적으로 겹친다. 뭔가 대형 재해의 전조인 것 같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울산의 신고 내용을 보면 이번 가스 냄새가 예전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고 주민이 SNS에 올린 글을 보면 "예전에는 비 오기 전날 가스 냄새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맑은 날 냄새가 났다"며 "악취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했고 예전에 공단에서 나던 냄새와는 정말로 달랐다"고 돼 있다. 석유화학공단과 같은 기존의 냄새 오염원만 조사한 뒤 이상이 없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새로운 오염원의 추적이 필요하다. 신고자들이 밝힌 냄새를 근거로 오염원을 역추적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가스 냄새 사태는 원인 규명이 어렵다며 일회성 소동으로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다. 부산과 울산 냄새 사이의 지역적 시기적 연관성을 고려하면 동일 오염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적 현상이 아니라 부산 울산의 해안지대에 국한된 악취라면 원인 제공자는 좁혀진다. 하루빨리 원인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지진의 전조라는 등 루머가 확산된다.

부산시의 대응도 문제가 많다. 부산의 경우 21일 오후 5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200건이 넘는 신고전화가 접수됐지만 시는 밤 10시30분에야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상당수 시민은 문자메시지도 받지 못했다. 이번 냄새 사태는 지난 5일 울산 앞바다의 규모 5.0 지진에 놀란 탓인지 지진의 전조라는 이야기가 단순한 루머로만 그치지 않는 상황이다. 냄새 사태를 계기로 재난 점검 태세를 재정비하고 지진이나 원전 사고 등에 대한 만의 하나의 가능성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