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금강원으로 산책하러 갔었다. 금강원 산책길을 따라서 걷는데 공원 안의 체육시설에서 많은 사람이 운동하고 있었다.
나도 운동기구 하나를 잡아서 운동을 하는데 얼마 있다가 빗방울이 제법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방 안의 우산을 꺼낼까 고민하다가 대신 모자를 쓰고 운동을 계속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하나둘 운동장소를 떠나가 버렸다.
나를 포함하여 서너 명만 비를 맞으며 운동하고 있는데 빗방울은 단 몇 분 만에 거치고 더욱 운동하기에 적합한 날씨가 되었다. 순간의 기다림 없이 바로 비를 피한 사람들은 원래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운동을 못 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그 비는 잠시 있다가 그쳤고, 그 비를 피하지 않고 잠시 기다렸던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싶었던 운동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즐기고 형형색색의 컬러도 즐기고 건강도 챙길 수 있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결정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시의적절한 결정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17일 201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이 치러졌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오로지 원하는 대학의 입학을 위하여 달려온 많은 학생은 대학에 입학해서 진로 문제로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운 좋게 일찍 자기 진로를 발견한 경우는 본인의 모든 에너지를 자신의 목적과 목표에 맞추어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로의 방향을 정한 경우에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직업전망에 맞추어서 준비해야 한다.
저자의 전공인 수학과를 살펴보면 현재 전국 수학과 학생정원은 3만1881명이고, 교수 정원은 1039명이다. 국내 수학계의 박사진로를 살펴보면 대학(28.8%), 초·중·고(23.4%), 연구소(8.8%), 산업체(1.8%), 창업(1.8%), 정부·기타(1.8%), 미취업(33.6%·상당수가 학원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예측)이다(출처: 산업수학 활성화를 위한 국내 생태계 분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2015), 조사대상 274명).
일반적으로 수학은 수와 집합의 연산구조 등을 연구하는 대수학, 함수의 성질 등을 연구하는 해석학, 공간의 구조를 연구하는 기하학과 위상수학, 그리고 응용수학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1980년부터 산업수학의 개념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생기기 시작했다. 산업수학이란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수학을 활용하는 활동으로,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수학과 공학이 융합하여 산업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 들어 산업수학의 개념이 보편화되고 생태계가 조성되었다.
산업수학이 산업의 난제 해결 및 혁신적 상품 개발의 핵심적인 요소로 부상하였다. 예를 들어 금융, 바이오, 제조업, 교통 최적화, 혈류 및 약물 흐름의 수학적 모델링, 정확한 일기예보, CCTV 영상복원, 안전, 에너지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수학의 활용 가능성이 극대화되고, 수학 자체가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시대에 수학은 빅데이터를 분류하고 패턴과 규칙성을 발견하고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핵심 도구이다.
수학을 활용한 기업의 예를 들어 보자. 미국의 AYASDI는 2008년 스탠포퍼드 대학의 수학자 3인이 공동창업한 회사이다. 순수수학의 주요 분야인 위상수학을 사용하여 비슷한 생체 데이터에도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구별해내고, 신용카드 사용패턴을 보고 비슷해 보이는 패턴인데도 사기성 사용과 양호한 사용을 구별하고, 유방·난소암 데이터 분석을 통한 발암가능성 계산에 성공적으로 적용하였다. 국내의 Encored Technologies는 집안 전체의 전기사용량을 측정하는 하나의 센서로부터 기기별 사용량을 구별해내는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전력사용의 수학적 분석을 통한 스마트홈 구축 및 전력사용량의 획기적 감축을 사업화하였다.
국내의 산업수학은 이제 막 태동이 시작된 상태이다. 최근의 산업사회의 변화는 새로운 현상과 문제를 발생시키고 이러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한다. 어느 분야든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전의 기회는 다른 분야와의 융합에서 온다. 우수한 수학인재들이 산업수학으로 도전하여 미래산업사회를 선도하고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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