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6년 11월 30일

◇참여위원(가나다 순)

▶권구철(변호사)

▶김문홍(소설가·부산공연사연구소 소장)

▶양혜승(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이미욱(소설가)

▶전중근(다른경제협동조합 이사장)

▶최치국(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지 참여(정리)

▶안인석 편집국 부국장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의 11월 온라인 회의가 지난달 30일 열렸다. 이번 회의에 참여한 위원들은 최근 '해운대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공사'와 '부산문화재단의 지원 시스템' '청와대 게이트' 등과 관련해 신문지면을 평가하고 부족했던 사항들에 대해 지적했다.

▶최치국= 해운대 일대 교통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낮에도 차량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국제신문은 최근에 더 악화된 해운대지역 교통체증의 원인을 '해운대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공사로 행사 때마다 교통지옥'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충렬로(원동IC~올림픽교차로구간) 1.5㎞ 구간의 BRT 공사와 지난 7월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을 교통체증의 원인으로 들고 있다. 특히 BRT 공사로 충렬로 왕복 6차로 중 2차로를 차단하고 있어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RT는 부산시의 핵심 대중교통정책이자 소통대책이기도 하다. 간선버스의 운행속도를 높여 자가용 승용차 이용자를 버스로 전환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에 있다. 먼저 현재 공사 중에 있는 1단계 1차 구간의 중앙 버스전용차로 효과를 최대한 거두어야 한다. 국제신문은 지난달에 보도한 공사구간 조기 개통의 대안적 보도와 함께, 개통 이후 중앙전용차로에 버스가 줄지어 다닐 수 있는 버스운영 대책을 사전에 소개할 필요가 있다. BRT 시행구간이 너무 짧아서 효과가 작으니, 2단계와 3단계 구간을 조기에 공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문홍= 11월 17일 자 문화면에 실린 "공들인 작품, 한 번 공연하고 묻혀야 하나요"라는 기사는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부산문화재단의 지원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에서 매년 시행하는 '청년연출가 작품제작 지원사업'은 융·복합예술에 한정하고, 쇼케이스를 통해 선정된 작품에 600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뿐이다. 1회 선정 작품은 연극과 영상, 2회 선정 작품은 무용과 영상에 초점을 둔 작품이었지만, 다음 해의 재공연 없이 흐지부지되어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행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 지원사업은 장기 공연이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아울러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제도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기초 예술에 대한 지원 정책 역시 '생색내기'식의 소액 다건의 전시 행정보다는 다액 소건으로 부산을 대표할만한 작품과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지원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11월 23일 자 문화면의 "무대 오른 감천문화문화마을 이야기…"라는 기사 역시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 '브랜드 콘텐츠제작 분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조금씩 감질나게 지원하는 것보다는 통 크게 지원하고 사후 관리를 철저하게 해 지역 문화예술을 대표할 만한 콘텐츠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가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청년 예술가뿐만 아니라 오랜 경륜과 중후한 예술적 안목을 지닌 중견과 원로들의 예술 활동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배려와 지원을 연이어 내놓는 정책도 아울러 펼쳐야 할 것이다.



▶권구철=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왔을 때, 대통령의 실망스러운 대처 모습과 무능함에 국민은 실망하고 분노했다. 외신이 이를 집중 보도하면서 국가의 위신이 실추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촛불집회로 시작된 국민적 분노와 저항은 폭력집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집회 참여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금 국민이 보여주고 있는 절제된 표현 방식은 어느 국가에서도 볼 수 없는 선진화된 민주주의적 방식이다. 국제신문도 많은 기사와 사설을 통하여 이 사건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반세기 이상 해결하지 못하였던 분열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서 있다. 그런데 소수이지만, 서서히 하야 반대 집회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다수가 고령이고, 험난한 격동의 현대사를 겪은 분들이다. 그분들은 대통령을 옹호하기보다는 지금의 세대가 과거의 힘든 시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우려스러운 것은 대통령과 여당 일부는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는 것이다.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그분들의 목소리에 등을 돌린다면, 이 나라는 또 다른 분열을 겪게 되고, 문제가 된 인물들은 그 목소리 속에 숨어서 제대로 된 청산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국제신문도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그분들의 진심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국민 전체가 화해와 화합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조해 주기를 바란다.



▶양혜승= 시국이 어수선해질 때마다 국민에겐 공부할 거리가 많아진다. 모르고 살아도 되었을 지식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도 하고, 시국을 따라잡기 위해 일부러 찾아보아야 할 지식도 늘어난다. 이번에도 '청와대 게이트' 때문에 참 많은 걸 공부한다. 법과 의료 등 전문분야를 넘나든다. 대통령 탄핵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2/3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 대한 불소추 특권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도 배웠다. 심지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고산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공부도 하게 된다. 국민에게 이런 공부는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다. 지겹고 힘들다. 하지만 멈출 수도 없다.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위정자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피로하지 않게 공부할 방법은 없을까. 언론이 국민을 도우면 된다. 특히 신문의 경우 한 번만 읽어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쉬우면서도 맥락을 짚어주는 기사가 필요하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이라도 그날 일어난 일 중에서 중요하게 알아두어야 할 상식을 매우 쉽게 정리해서 설명해주는 섹션을 할애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국제신문이 먼저 나서서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나 지역일간지는 국제, 중앙, 지역의 뉴스를 모두 포괄해서 다루어야 한다. 그만큼 정보의 응축 또는 함축 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해하기 쉬운 신문. 미래의 중요한 전략임이 분명하다.



▶전중근= 또 하나의 시민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이 시민행동은 많은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전국민적인 이벤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시민이 거리낌 없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 몇 차례 시민혁명의 기회를 가졌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났다, 이번만큼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 게이트'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사회변화가 무엇인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들불처럼 번지는 촛불시위는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수많은 시민의 분노가 게이트를 계기로 분출한 것이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기성 체제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드러내놓고 토의하는 공론장이 많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지역언론은 촛불시민의 동력이 분야별 대화모임 등 시민사회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뒷전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시민을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참여와 토론이 접합되어야 한다.



▶이미욱= 최순실로 시작된 '청와대 게이트'가 발발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시시각각 새로운 소식들을 보도하고 있다. 시국 수습을 위한 정치적 인물도 눈에 띄지 않고 거론되는 방안 또한 지지부진하다. 혼란한 정국 속에서 매일 뉴스와 신문을 접하는 우리의 피로도가 점점 높아져 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밝은 미래를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 행진하고 있다. 이러는 동안 정부는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하고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서명이 진행되는 등 묵직한 일들을 진행 중이다. 국제신문은 '청와대 게이트'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부산 지역의 현안과 사회적 문제들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다뤄주길 바란다.

국제신문이 지난해 '부산, 청년을 구출하라' 시리즈에 이어 청년 정책의 가치와 효율성에 대한 문제 인식으로 내놓은 '유럽에서 청년 정책 배우자'라는 기획 기사가 눈에 띈다. 실용적 복지국가 모델을 도입하여 EU 국가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오스트리아의 청년 정책과 현실에 동떨어지고 '청년'이 없고 성과만 있는 부산시의 청년 정책을 비교하는 기사를 보며 청년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 헬조선에서 삼포 세대로 사는 청년을 구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어질 후속 기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