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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국민과 대통령의 줄다리기 /김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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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6-12-06 18:53:4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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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고 또 때로는 물이 배를 엎치기도 한다는 말은 곧 임금은 백성이 세우는 것이나 때에 가서는 그 임금을 없애기도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작금의 현실에 이렇게 절묘하게 들어맞을까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 말은 고 이주홍의 역사소설 '경대승'에 나오는 말이다.

국민의 주권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대통령이 마치 자신이 왕조시대의 제왕이나 된 것처럼 환상에 빠져 국민 위에 군림하며 자리를 보전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촛불 민심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 채 호도된 대국민 담화로 자신의 죄질을 감춘 채 만인 앞에 평등한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있기까지 하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국회에까지 정치적 술수의 게임을 내던져 당리당략의 자중지란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국제신문은 최순실 국정 농단에 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기극을 접하고 사설과 칼럼, 그리고 시국칼럼과 촛불집회 현장취재를 통해 언론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국민과 애독자들의 허망한 가슴을 다독여 주었다. 특히 11월 14일 자 1면의 헤드라인 '촛불혁명… 박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와 2면의 시국칼럼 '불의 강을 무엇으로 끌 수 있으랴'는 광장 민심의 향배를 통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논설위원들의 칼럼 또한 촛불혁명에 가세하여 민심의 집단적 분노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그리고 국민의 무너져 내리는 억장과 우울의 스산한 내면적 풍경을 그려주었다.

11월 23일 자 '싸우면서도 대화… 새삼 그리워지는 YS의 소통정치'라는 기사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현 대통령의 지도력 회복에 대한 은유적 풍자의 상징을 시도한 점은 아주 돋보인 기획이었다.

그러나 다소의 불만 또한 없지 않다. 현 대통령의 심리적 풍경을 정신분석학적으로 조명한 글이나 촛불민심의 현장에서 만난 각계각층 국민의 현 시국에 대한 성찰이나 전망에 대한 목소리를 취재한 르포 기사가 적어 아쉬웠다. 자신의 죄는 티끌만치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검찰에게 부패와 비리를 엄정하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대통령의 이율배반적 논리, 사람을 잘못 쓰는 것도 국정 파탄의 근원적 원인 제공이 될 수 있다는 용인술의 부재, 겨울의 한기 속에서 집단적 우울증에 빠져 있는 국민의 참담한 심정을 여러 형태의 기사와 칼럼, 그리고 르포를 통해 조명해 주었으면 좋았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믿음을 저버린 대통령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미망에 휩싸여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는 그 가련하고 어리석은 의식 구조를 명쾌하게 분석 진단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언론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이다.

이제는 언론이 현실보다 앞서가야 하리라고 본다. 앞으로의 정치 일정에 대한 로드맵을 나름대로 제시해 줄 차례이다. 그런 측면에서 11월 30일 자 1면의 '박, 퇴진문제 국회 떠넘겨… 탄핵대오 흔들기'와 2면의 '비박 교란, 개헌 불 지펴 탄핵 시간 끌기… 고도의 노림수'라는 기사는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도 언론의 사명과 책임 중의 하나이지만, 앞으로의 정치 일정과 정치권의 책임 소재, 그리고 국민의 촛불민심 로드맵을 예견해 줄 필요도 있다.
이제는 평온한 일상과 따뜻한 잠자리를 마다 한 국민의 고생을 지켜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도 먹물깨나 든 지성인과 문화예술인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대통령의 오만방자함을, 정치권의 당리당략적 술수를, 검찰의 눈치 보기를, 보수대연합의 맹목적 행동을, 사회 지도층의 침묵과 외면에 대한 부당함에 대한 철퇴를 내리고 그들의 의식을 깨워야 한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이 모든 오리무중을 걷어낼 장본인은 대통령 자신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서는 대통령의 뒷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손에 손을 맞잡고 환희의 합창을 하는 겨울의 뜨거운 풍경을 보고 싶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지도자가 없기를 광화문 광장의 땅바닥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민주주의 권리장전을 새기고 싶다. '겨울이 가면 봄은 멀지 않으리'라 노래한 샐리의 시 한 구절이 유난히 선명하게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소설가·부산공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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