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촛불집회와 시민주권 /전중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2-20 19:12:05
  •  |  본지 2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촛불집회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게이트'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가장 큰 동력은 촛불이었다. 이 촛불집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시민들의 찬사를 받는 대사건이 되었다. 우선 규모 면에서나 볼거리 차원에서 세계적이다. 어두운 도시 야경과 촛불들이 조화를 이룬 모습은 색다른 풍경이었을 것이다. 여기에다 남녀노소가 끈질기게 전개하는 비폭력, 평화적 시위는 경이로운 풍경으로까지 비칠 법하다.

국제신문은 두 달간 이어진 촛불집회를 연일 보도했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직후에는 집회의 의미와 흐름을 다룬 기사가 적지 않았다.

11월 25일 자 1면 '동맹휴업·스티커·티셔츠… 일상 속 불복종운동' 기사는 대국민 담화 때 사과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자, 분노한 국민이 벌이는 다양한 불복종운동을 소개했다. 촛불집회가 한 차원 다르게 전개되는 동향을 다루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일상에서 뿌리내리는 과정을 짚어주었다. 11월 26일 자 '진화하는 촛불집회… 환부 도려낼 때까지 시민운동' 기사에서는 "잘못된 시스템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는 열망이 촛불에 담겼다"는 시민 참여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꺼지지 않는 촛불민심이 단순한 분노를 넘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같은 날 기사 '혼참러 신조어까지… 자발적 개인이 시국집회 주역 등장'은 예전과 달리 단체나 조직의 일원이 아니라 파편화된 개인들이 집단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달라진 집회문화의 진화를 짚어줬다.

12월 10일 자 '2만서 232만 명, 뜨거웠던 41일… 마침내 국민이 이겼다' 기사와 12월 12일 자 '성난 군중의 평화시위… 새역사 쓰고 정치판도 바꿨다' 기사는 한 달 이상 이어져 온 촛불집회의 위력과 달라진 시민의 정치참여 열기가 결국은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고, 나아가 사회 전반의 개혁을 이끌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12월 2일 자 기사 '광장서 골목으로 풀뿌리 촛불 번진다'는 광장에서 동네 골목으로 파고들어 지역별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다루고 있다. 비록 미미한 흐름이긴 하나, 지역신문의 특성과도 잘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촛불집회가 미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언론 같은 공론장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지금 시민들은 스스로 광장에 나와 시민이 주권자임을 천명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허울뿐이었던 주권자에서 머무르지 않고, 뿌리 깊은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스스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시민주권을 확립할 다시 없을 좋은 기회이다. 각계각층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국가와 사회가 거듭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시민주권을 확대하고 시민의 의견을 정치권에 효과적으로 미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강화하고, 다수결 원칙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풀뿌리에서부터 올라가는 수평적인 시민토론을 조직하고 시민들의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시민들이 스스로 무엇을 바라는지, 어떤 사회를 바라는지에 관한 시민들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스스로 사회와 지역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활동하는 시민들이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는 시민토론 마당이 중요하다. 그동안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우리 사회 적폐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사드 배치문제,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주거, 교육, 의료, 사회복지 등 지역의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의제를 놓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여 토론하는 장이 시민사회 또는 지역 곳곳에서 속속 열려야 할 것이다.
이제 중요한 일은 시민이 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동안 도시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은 관료와 전문가가 주도했다. 주권자인 시민을 제쳐놓고 그들이 벌이는 일들은 끝내는 엘시티와 같은 부패한 개발사업으로 귀결되지 않았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와 지역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과 실행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언론이 이를 위한 그릇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성숙한 시민사회가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다.

다른경제협동조합 이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지방분권 개헌…골든타임 온다
개헌논의 어디까지 왔나
지방분권 개헌…골든타임 온다
지방분권 개헌, 쟁점 사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잠시 멈춥시다. 그리고 전체를 둘러봅시다
2021년 8월 18일을 고대하며
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미래먹거리 과학기술로 해결한다 /서병수
제대군인 주간의 의미를 되새기자 /권상근
기자수첩 [전체보기]
BRT 제대로 만들자 /김준용
뒷말 무성한 도시공사 /하송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어떻게 평생 동안 교육을 받습니까
대학교도 학교다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만남의 영도, 사랑의 부산
‘생각의 단절’이 회복되고 있는 인민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아동범죄는 무관용이 원칙 /임은정
솔로몬 지혜 필요한 신공항 /박동필
도청도설 [전체보기]
백색소음 흑색소음
좌식문화의 그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천년고찰 화엄사의 특별한 음악제
‘휘게’(편안함·따뜻함)를 즐기는 신선한 유행
박희봉 칼럼 [전체보기]
또 시간이 간다
대한민국의 퀀텀 점프
사설 [전체보기]
신고리 재개 수용 문 대통령, 후속 보완책 만전을
회복 신호탄 쏜 올해 BIFF 재도약 가능성 봤다
송문석 칼럼 [전체보기]
고양이가 쫓겨난 이유
부산상의 회장 선거 유감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득 주도 성장’이 성공해야 하는 진짜 이유
‘문재인 케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개헌 논의가 수상하다
댓글부대로 전락한 사이버전사들
경상남도청 서부지사
경남개발공사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