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불안한 시국과 함께 경제 또한 침체되었다. 전반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가장 힘겨웠던 산업 분야를 꼽는다면 단연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0~15%를 차지하며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조선업은 대부분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해운업의 경우에도 글로벌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좌초되는 등 조선·해운 산업이 붕괴되다시피 했다.
해양산업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수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근해 어획량은 100만 t 이하로 떨어져 1972년 이후 지금까지 연간 어획량 중 최저를 기록한 것은 물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수산인들 또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특히 고등어 미세먼지 파동을 시작으로 콜레라까지 발생하여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외면하면서 어가는 폭락하였다. 이와 더불어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참다랑어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의 성어 쿼터 문제로 지난해 3월 이후 조업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연중 유난히 심했던 수온 이상 현상과 나날이 심해지는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은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 생산에 많은 악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한일어업협상이 지연되면서 성어기에 조업할 수 있는 해역이 제한되었다.
이 모든 것이 2016년 한 해에 일어난 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여러 가지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정부와 수산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수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 등 수산업 전반에 걸쳐 돌파구를 찾기 힘들었다.
우리나라 최대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6년도 위판실적은 약 3000억 원으로 2007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이러한 우리나라 수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는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닷속은 아무도 모르지만 올해는 어황이 좋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주춤했지만 올해는 괜찮아질 거야'와 같은 막연한 긍정적 기대에 따른 당사자의 노력이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는 방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제 우리 수산업은 막연한 기대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산어업인, 산지시장, 중도매인, 유통가공업체, 대형할인점 등 수산업 전후방 산업은 더 는 서로에게 득이 될 것 없는 생산경쟁과 가격할인 등의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상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무조건 많은 양을 조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상품성이 뛰어난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어업인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며,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유통단계를 축소하여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대형소매업체나 할인점에서는 소비자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수산물 부가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도록 적극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런 일련의 과정이 각각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함께 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효율적인 수산정책 개발을 위해 수산업계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 부산공동어시장은 정부 부산시와 함께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 실시설계 착수 예정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함으로 최근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산지에서부터 철저한 선도 및 품질 관리가 이루어지므로 부가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나아가 저차 가공 등을 통해 수산물 유통단계를 축소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시스템을 뒤흔드는 큰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 수산업계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용기와 의지를 갖추고 상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 수산업은 과거 1970,80년대의 영광을 뛰어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는 우리 수산업이 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첫발을 내딛고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나아가 수산업을 포함한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해양산업 모두가 다시 한 번 크게 일어서 국가 경제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자리하길 소망한다.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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