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감사드릴 분들께 나만이 준비하는 특별한 선물이 있다.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받으시는 분들은 모두 이런 선물은 처음이라며 놀라시거나 큰 행운이 함께할 것 같다며 매우 고마워하신다. 그 선물은 바로 내가 큰 시합에 타고 나가 우승한 말의 편자나 말총이다. 말, 그리고 말에 관련된 여러 요소가 '행운'을 상징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관념이다. 오늘은 말에 관련된 여러 가지 행운의 의미를 잠시 나누어보고자 한다.
서양의 가장 대표적인 럭키호스는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페가수스' 아닐까? 괴물이 되기 이전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는 메두사와 포세이돈 사이에서 태어난 '페가수스'(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는 메두사의 피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이 페가수스는 '벨레로폰'과 함께 괴물 '키마이라'를 물리치고 하늘에 올라가서는 신 중의 신 '제우스'의 천둥과 번개를 나르다가 이것도 모자라 죽어서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중 이보다 더 행복한 동물이 있을까? 페가수스는 말 그대로 '신의 자식'이자 '신의 말'이었던 것이다.

말의 일부인 '편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행운의 상징이다. 서양에는 'If you find horseshoe, you'll have a good luck(편자를 발견하면 행운이 온다)'이라는 속담이 있다. 실제로 유럽인들은 갬블링에서 편자와 모양이 비슷한 알파벳 U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숫자 7을 행운이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편자를 거꾸로 걸어놓으면 액운을 쫓고, 제대로 걸어놓으면 행운이 들어온다는 매우 구체적인 설도 있다. 우리 할머니는 내가 어리고 아팠을 적, 대문에 나쁜 병을 쫓아낸다며 편자를 거꾸로 걸어놓으셨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러한 행운을 실생활에 적용해 온 지혜를 발휘했다. 바로 '말총'이다. 예로부터 말총 붓은 그 가치가 매우 높아 고위 관직에 있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으며 현재도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말총 붓이 있을 만큼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그뿐만 아니라 빳빳하면서도 부드럽고 강한 말총의 특징을 살려 체 바구니, 갓, 망건 등 실용적인 도구에도 사용해왔으며 남자들의 장신구나 목걸이에도 사용했다고 하니 조상들이 생각했던 말총의 의미가 좋았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말에 관련된 다양한 요소가 어찌하여 행운의 상징이 된 것일까? 특히 편자가 행운의 의미로 쓰이게 된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매우 분분하다. 편자에 사용되는 못이 7개여서 그렇다고도 하고, 편자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는 편자의 주재료인 철이 매우 귀해서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다. 외국인 친구는 편자가 초승달을 닮아 달의 여신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말, 편자, 그리고 말총 등 이 모든 것이 사람의 사랑을 받아온 것은 바로 '말'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은 절대 사람을 밟고 지나가지 않는다. 낙마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말은 사람이 떨어지고 난 후에도 사람을 피해 퍼덕거리다가 자기가 되레 놀라 도망가거나 멀뚱거리고 서 있는다. 나도 낙마를 해봤지만 말이 너무 미웠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저 순한 것이 오죽하면 나를 떨어뜨렸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말은 배신하지 않고 복수하지 않는 충직한 우리의 벗인 것이다.

말은 사람과 함께한 역사가 길다. 말은 인간에게 이동과 운반이라는 매우 중요한 도움을 주었다. 이는 말이 충직하고 순하며 의리 있고 영리하다는 증거이다. 말은 어쩌면 우리에게 '행운의 상징'이 아니라 행운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승마인은 매일 행운과 마주하는 것이다.

대명소노펠리체 승마단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