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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악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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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시쳇말로 '굴욕패'를 당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장에 2시간 늦게 나타났다. 3시간 전에 약속 장소에 왔던 아베 총리는 5시간을 기다린 셈이 됐다. 이 때문인지 아베 총리는 얼마 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대폭 하락하는 아픔까지 맛봤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 결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2013년 11월 한국을 찾을 때도 당일 새벽 공항에 도착하는 바람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20분가량 늦어졌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 때도 약속 시간을 어겼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상대방 흔들기로 회담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방문의 경우 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2개의 반환을 바라는 일본의 처지를 잘 아는 푸틴 대통령이 '의도적인 갑질'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처럼 노골적이지 않지만 자국의 이익 관철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제무대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못마땅해 여러 차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비공식 정상회의 초청대상에서 빼버렸다. 한 발 더 나가 EU는 이달 말 개최 예정인 60주년 기념식에서는 영국을 비난하는 동시에 앞으로 탈퇴 국가는 철저하게 고립시킨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적인 미국 지도자 이미지를 깨뜨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외교 결례를 범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거부했다. 그는 메르켈 총리가 악수를 요청하자 얼굴을 찌푸리고 손끝을 모은 채 딴 곳만 바라봤다. 아베 일본 총리나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날 때 강한 악수를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트럼트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북서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분담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에서 나온 불만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미국 사회도 적잖게 놀란 모양이다. 식자층을 중심으로 "메르켈 총리가 받은 대접에 대해 독일 친구들에게 사과한다"는 등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게 국제사회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는 뭔가 치졸하다. 배려를 모르는 초강대국 대통령의 민낯을 보는듯해 안쓰럽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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