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는 비극이 많다. 그중에서 심각한 비극을 하나 든다면 청소년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라는 것이다. 그 원인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엄마에게 있다고 보는 견해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어릴 적에 흔히 듣는 '꿈을 가져라'는 말은 한시라도 모든 것이 꿈이라는 것을 빨리 자각하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꿈은 크게 세 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세인이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다. 꿈을 꾸고 있을 때는 그게 꿈인 줄 모르기 때문에 꿈속에서는 많이도 방황한다. 둘째, 잠을 자지 않아도 생각으로 꿈을 꾼다. 폐쇄된 공간에서 눈을 뜨고 일을 하면서도 생각은 과거로 미래로 중국으로 미국으로 달려가는 꿈을 꾸고 있다. 통제되지 않는 생각의 화살이 시공을 초월하여 자신을 그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의 화살을 정지시키면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안다. 셋째 단계의 꿈이란, 인간을 포함한 우주 삼라만상이 공(空)에서 나온 꿈이라는 것이다. 선각자에 의하면, 인간이 공에서 나온 것임을 모를 때는 끊임없이 '빚 받으러', '복수하러' 드물게 '은혜 갚으러' 세상을 윤회하면서 태어난다고 한다. 이는 인과응보의 원칙을 따르므로 이 또한 비극적인 연극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꿈에서 깨어나면 모든 것이 상(相)인 줄 알게 되므로 필요에 따라서는 선택하고 활용할 수도 있다.

인체의 세포는 중앙에 까만 눈동자처럼 윤기 나는 핵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유전정보체 즉 핵산(DNA)이라고 한다. 이는 그 세포를 조정할 뿐 아니라 조직을 그리고 몸의 생명까지도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포 대부분은 세포질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는 생명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가 흩어져 있다.

생체에서 미토콘드리아가 가장 풍부한 세포는 여성의 난자이며, 미토콘드리아가 거의 없는 세포가 남성의 정충이다. 남성의 정충은 유전정보체를 가진 핵과 약간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꼬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충이 난자의 문을 두드리면 난자는 자신의 형질에 가장 적합한 정충을 받아들이고 그 꼬리는 잘려나간다. 정충의 유전정보체는 난자의 유전정보체와 합해져서 한 쌍의 유전정보체가 완성되고 이 쌍의 유전정보체가 복제되고 복제되어 인체 세포나 조직에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에너지인 미토콘드리아는 온전히 모계를 통해서 자식에게 유전된다.

이렇게 자식의 생명에너지는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세포질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그 엄마가 임신 중이거나, 또는 태어나서도 그 생명에 어떤 저주나 위협을 가하게 되면 태어난 새 생명체는 항상 불안하고 엄마 눈치를 보다가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복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폐증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든가, 식음을 전폐한다든가, 자주 병치레를 한다거나, 우울증에 빠진다거나, 자살을 한다거나 해서 엄마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엄마나 자식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꿈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는 비극의 드라마는 계속 반복 윤회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자살이 없는 밝은 사회를 염원한다면, 엄마는 자신의 명예나 재물 때문에 자식의 생명체를 순간적이나마 저주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

인간이나 동식물의 생명을 존중하고, 학교 선생님을 진심으로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자식은 엄마 본(本)을 보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학교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 사회 출세가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또 선각자를 존경하여 공(空)한 깨우침에 이르면 대자유를 얻어 인간 천상천하유아독존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런 청소년은 결코 인생을 비극의 드라마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