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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칼럼] 꼭 열흘이 지났습니다

새 대통령은 담대하며 정의롭고 소통하는 사람임을 느낀다

절박한 교육·경제문제도 잘 헤쳐나가 국민의 온마음 얻기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5-18 19:42:1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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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선언 속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우리 앞에 선 지 꼭 열흘이 지났다. 청와대를 개방하고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동시켜 국민과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1960년대 도쿄의 위성도시에 불과했던 요코하마를 일본 제2의 도시 아니 세계도시로 도약하게 했던 '다무라 아키라 국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가 기획조정국장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이 '서열 중심의 권위적인 책상 위치의 변화'였다. 사무실 가운데 원탁을 두고 전 직원이 언제든 모여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구조로의 배치 변화가 요코하마 도시혁신의 첫발이었다는 사실! "그렇게 하찮은 책상 위치 바꾸기 때문에? 에이 설마~!"라며 믿지 않겠지만, 그 작은 실천이 요코하마 재탄생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세상을 온전히 바꾸는 일에는 크고 강력한 정책이나 많은 양과 돈이 우선되지 않는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근본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것이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에게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이 족히 백 가지는 넘어 보인다. 정치개혁, 국민성장, 평화강국, 일자리 창출, 평등국가, 지방분권 등을 주제로, 균형발전과 부국강병의 기치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이 중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정치개혁은 분명 잘 해내리라 믿는다. 탐욕과 거짓의 그림자 속에 갇혀 있는 선동과 눈치의 정치를 깨며, 부패 세력과 재벌 개혁을 통해 공의롭고 정의가 흐르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 또한 나라를 나라답게 세워가며, 청렴하고 투명한 나라의 근본 틀을 차근차근 재구축해가는 대통령의 뒷모습을 진정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처럼 5년 동안 정치개혁만 제대로 해도 엄청난 성과가 날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에게 약속한 수많은 일을 함께 추진해 가야 한다. 생장을 위해서는 어느 한 부분도 부족하면 안 된다는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처럼 모든 분야를 동시에 능숙하게 다루는 전지전능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은 단 5년! 그렇다고 이전 대통령들처럼 임기 내 성과에 집착한 단답형 정책들만을 고집할 순 없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은 변해야 한다. 정말 힘들게 도래한 근본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짧은 5년' '엄청나게 많은 일' '진정한 근본 변화' 등 어느 것 하나도 만만치 않은데, 지금 대통령 앞에는 이 모든 것을 술술 풀어내고 강력히 묶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놓여있다.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순간이다. 유일한 탈출구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체계'를 만들어 끊임없이 스스로 확장하며 연쇄적으로 움직여가도록 유도하는 것뿐이다.  

이런 시각으로 공약을 둘러보니 '81만 개 공공일자리 창출'이란 문구가 뚜렷이 눈에 들어온다. 적절해 보이지만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무슨 말인가. 제도적 틀에 얽매여 자기성과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는 공공일자리의 증가가 민간경제와 국민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못하리라는 것이다. 단 몇 만 개의 공공일자리만으로도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고질화된 시스템의 변화를 먼저 찾아야 한다. 현실에 매몰되어, 단지 사람 수만 늘리려 한다면 어떻게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겠는가.  사실 지금 우리에게는 공공일자리 81만 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공공적 신뢰와 민간의 창의성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사람들'을 더더욱 필요로 한다. 그 사람이 81만 아니 8만 명만이라도 새로이 형성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바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청년들이라면 더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혁명적 수준의 근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융합하여 더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제3과 제4의 영역과 그 사람들'을 찾아 길을 열어가야 한다. 

그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떻게 해야 공공도 민간도 아닌 신뢰와 창의로 뭉친 수십 만의 매개집단을 형성하고 육성시킬 수 있을까. 결국 교육 문제로 귀결된다. 반값 대학등록금, 수능 확대, 수시 비율 감축 등의 공약만으로는 전혀 다가설 수 없다. 교육 문제는 숫자놀음에서 탈피해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 절대적인 국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으로 배출되는 인재들은 매우 비창의적이다. 솔직한 심정이다. 이 처지의 책임은 국민 모두에게 있다지만, 교육의 질 확보가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첨단의 잣대라는 혜안 아니 최소의 이해조차 하지 못했던 정치행정가들의 책임이 더 크다. 

수십 년 전부터 매몰되어 있는 주입식 교육에서 우린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곧 취학 인구가 반으로 줄어든다. 반으로 동강 날 그 아이들마저도 주입식 교육으로 또 사교육으로 일관해야 하는가. 유일한 대응방식은 교육 혁신뿐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공의와 자기절제로 꽉 찬 성숙한 인재들을 키워낼 방법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시각이 입시제도 개선보다는 '중·고교의 교육 내용에 대한 대대적 혁신'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할 줄 믿는다. 그래야 사람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대통령의 경제철학인 'J노믹스'가 실제로 꿈틀거리며 작동해 갈 것이다.

   
시원시원하며 거침없다, 눈높이를 맞춘다, 함께 걷고 싶어 한다, 국민을 사랑한다, 함께 얘기하고 나누려 한다, 정의롭고 공평하다, 담대하고 강직하다. 지난 열흘 동안 대통령의 행보에서 느낀 솔직한 마음의 메시지들이다. 비록 짧았던 열흘이었지만, 국민은 순간순간 가슴이 찡했고 터져 나오는 짧은 감탄을 막을 수 없었다. 그 찡함과 감탄이 5년 내내 기쁨의 눈물과 행복의 웃음으로 번져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언젠가 새로운 대통령을 고대하며 적었던 문구를 옮겨본다. "우리도 언젠가 링컨과 같은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겠지요. 새 시대를 여는 이 순간, 그 언젠가의 대상이 바로 당신이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국민의 온 마음을 빼앗아 그것을 맘껏 누리는 그런 대통령이 되길 기원합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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