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려운 이름을 가진 사람을 소개한다. 그는 건축가다. 그것도 아주 위대한 건축가다. 이미 알고 계신 독자도 아주 많으리라 예상된다. 그래도 잠시 소개해 드리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아파트 개념'을 처음 만든 분이며 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의 스승이다. 건축 분야에서는 정말 위대한 분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선 그런 분이다. 이 분은 건축뿐 아니라 인생철학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사유(思惟)가 있기에 소개한다.
그는 3가지 핵심을 남겼다. 그 3가지는 건축학적으로나 기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생각해본다.
첫째, "복잡함에 주저하지 말고 단순하게 도달할 것." 그는 치장을 거부했다. 본질을 가려서 볼 수 없게 하는 속임수로서의 치장을 거부하고 본질에 충실해야 그것이 최고의 아름다움이고 품격이라 했다. 우리는 삶 속에서도 치장이 가득한 많은 것에 둘러싸여 있다. 화려한 수식어나 유명인을 앞세워 광고하는 거의 모든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로 치장해서 우리의 눈을 끌고 유혹하려는 대부분에 우리는 속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하버드 대학 추천 도서라든지, 유명인 누가 읽은 책이라든지 하는 도서 중에 실제로 내용이 알찬 책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외면을 꾸미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사람치고 내면이 알찬 사람을 본 적도 드물다. 우리는 알면서도 치장에 속는다. 이런 우리에게 그는 본질을 보라고 한 번 더 얘기하고 있다. 복잡함에 주저하지 말라고.
둘째, "어느덧 잃어버린 내 인생의 꿈을 다시 쫓을 것." '어린 시절 나'는 '오늘의 나'를 꿈꾸었던가? 그 누구도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현실에 매몰되어 꿈을 생각해본 적이 드물게 된다. 하지만 그는 내 인생의 꿈을 '다시' 좇으라고 말한다. 꿈을 잃어버린 어른은 잘못이 없다. 다들 그렇게 산다고 르코르뷔지에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좇으라고 말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있을 수 있는 것, 조금만 해도 남들보다 잘하는 것 이런 것들에 우리는 '몰입(flow)'한다. 이런 일을 찾아내서 다시 꿈을 꾸는 것, 그것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그는 제시한다.
셋째, "젊은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젊어질 것." 머리를 차가운 물로 탁 치는 듯한 조언이다. 우리는 누구나 늙어간다. 아직 젊더라도 우리는 매일 늙어간다. 20대 중반만 되어도 20살을 보고 자신의 늙음을 탓할 정도다. 그런 우리를 향해 젊어지는 노력을 하라고 얘기한다. 그것도 확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젊어지란다. 어제보다 젊어지는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했다면 우리는 젊어진다. 어제 하지 않았던 운동을 오늘 하고, 어제 하지 않았던 생각을 오늘 하고, 어제 꾸지 않았던 꿈을 오늘 꾸면 우리는 젊어진다. 현재에 머무르지 말라는 말이다. 그냥 어제 하지 않았던 어떠한 시도도 좋으니 오늘 하라는 말이다. 그게 어떤 것이든 괜찮다. 어제 하지 않았던 일을 오늘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세 가지 말만 유념해도 오늘과 다른 내일이 기대된다. 그는 평생을 단순함과 본질을 향해 나아갔다. 단지 그 도구가 건축이었을 뿐. 우리도 누구나 자기 일에서 르코르뷔지에가 될 수 있다. 그는 주치의가 심장마비의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1965년 8월 27일 스스로 바다에 수영하러 들어가서 죽음을 선택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도 이런 말을 남겼다.
"보시는 바와 같이 나는 바보스러운 늙은이입니다. 그러나 머릿속에는 100년분의 계획이 있죠. 그럼 나중에 봅시다." 그는 인생의 큰 그림을 설계했던 인생의 건축가였는지도 모르겠다.
공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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