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역이 있다면 바로 부산 경남지역이다. 문재인 후보가 경남고, 안철수 후보가 부산고 출신이며 홍준표 후보는 창녕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문재인 후보를 택했지만 창녕 출신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또한 만만치 않았다. 문재인 후보의 부산 지지율을 보면 지난 18대 대선과 흡사하다. 결국 반대쪽에 있는 부산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 마음을 돌리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를 보면 협치와 탈권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행보를 일러주는 거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새로운 대통령상을 보여줄지 인상학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올백이다. 젊은 시절에는 앞머리가 내려왔었는데, 이제 올백을 함으로써 얼굴이 길어 보여 선비 같은 모습이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 민의를 듣고 타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가위가 들어가지 않을 만큼 빳빳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머리카락과 대조적이다. 이마 양쪽에 혹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기억력은 좋겠으나 초년이 힘들었을 것이다. 눈썹 위 이마가 들어가 26~27세는 학생운동, 투옥 등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그때를 기점으로 인생의 변화가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사법시험 합격 이후 변호사로서 활동한 시기이다.
눈썹이 잘 누워있어 30대는 한결 운기가 좋아지고 대인관계도 좋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도 그때다. 눈썹에 산이 있어 자기주장을 펼 때는 밀어붙이는 기질도 있다. 눈두덩에 적당히 살이 붙어 있어 남을 배려하며 스테미너도 강한 편이다. 그의 배려심은 퍼지는 토성 목소리에도 담겨 있다. 눈이 본래 둥그렇고 맑아 두루 원만한 성격인데 요즘은 눈꺼풀에 각이 생겼다. 고뇌의 시간도, 아슬아슬한 순간도 많았으며 그런 가운데 조심스럽게 말하도록 단련되었을 것이다.
젊은 시절 귀를 보면 칼귀다. 칼귀를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뺨에 살이 붙으면서 귀로 이동, 귓밥에 살이 올랐다. 이제는 주변과 소통하는 조직에 능한 사람이 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코는 단아하면서 균형이 잡혔다. 크게 높지 않아 자신을 내세우거나 자기 것을 챙기진 않는다.
언젠가 TV에서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질문을 할 때 입을 꽉 다문 모습을 보았다. 윗입술이 안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고 작아진 입에 아래턱은 복숭아씨처럼 오돌토돌한 근육이 올라왔다. 철저하고 세밀한 성격이 숨어 있다. 입 주위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하지 않아 원리원칙을 따지기보다는 일이 되는 방향을 모색할 줄 안다. 사적으로는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소년 같은 기질도 있다. 턱을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좋아졌다. 비서실장 시절 그의 얼굴을 보면 뺨에 살이 없었는데 이제는 살이 올라 '동네 형님'처럼 한결 편해 보인다. 턱은 받쳐주는 사람, 즉 그의 주변 참모들이며 또한 국민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의 뺨과 턱이 약해지면 곧 국민이 힘들어진다.
잘 누운 눈썹과 살집 있는 눈두덩, 선한 눈빛, 적당한 높이의 코, 희미한 미소선, 잘 발달한 턱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협치와 탈권위를 잘 해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치나 탈권위는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 참모들이 함께 도와주어야 한다.
최근 어느 칼럼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새 정권은 지난 17~ 18대를 잃어버린 9년이라고 하지만, 17대 18대에서는 15~16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다. 다음 정권에서 이 정권을 향해 '잃어버린~'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지난 정권이 촛불의 힘으로 무너졌다면, 거기서 배운 태극기 부대가 언제 역습을 할지 모를 일이다. '크게 얻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선 정말 좋은 정치를 해야 한다. 얼마 전 광주를 갔었는데, 이번 선거결과에 싱글벙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삐죽거리는 이도 있었다. 곧 부산에 가게 되는데, 아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지역감정이 아니라 이념으로 나뉜 민심을 보여주었다.
인상학자로서 필자는 적폐청산도 중요하겠지만 반대했던 사람들을 보듬는 포용의 정치가 더 시급하다고 본다. 삐죽거리는 마음의 앙금은 사람의 얼굴의 색, 곧 찰색을 나쁘게 한다. 국민 개개인의 찰색이 모여 국가의 찰색이 되고 대통령의 찰색이 된다. 국민의 찰색이 고루 좋아지고, 국운이 꽃피는 그날을 위해 새 대통령의 멋진 화합의 정치를 기대해본다.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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