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갑·황보승희 의원이 공동발의한 '부산시 청년기본조례'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한다. 이 조례는 시 청년정책의 기본사항은 물론 청년고용 확대, 청년문화 활성화, 청년 생활안전 등 모든 분야의 청년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특히 산발적으로 추진돼 실효성 논란이 있었던 기존 청년 일자리 창출 조례와 청년문화 육성 및 지원 조례를 통합한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시의 청년정책이 한층 구체화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악의 청년 실업률 등을 타개하기 위해 시는 그간 부산형 청년정책 수립에 공을 들여왔다. 청년정책을 총괄하는 전담팀을 발족한 데 이어 민관협치 형태의 청년위원회도 머잖아 구성된다. 일부 지자체에서 도입한 청년수당제 역시 오는 9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이 모든 정책이 청년복지가 하루빨리 자리잡지 못하면 부산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됐다. '부산시 청년기본조례' 통과로 부산형 청년정책에 속도를 내게 하는 또 다른 한 축이 마련된 셈이다.

특히 이번 조례가 뜻깊은 것은 청년의 나이를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췄다는 점이다.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한 다른 광역시·도가 투표권이 있는 만 19세를 청년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처음으로 연령을 낮춘 것이다.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자는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했다는 조례 발의 의원의 설명은 사회적 추세를 선제적으로 따랐다는 점에서 합당하다. 게다가 대상 연령을 낮춤으로써 청년정책 수혜 대상이 3만8000여 명이나 늘어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차제에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문제가 본격 공론화됐으면 한다. 세계적 추세나 인구 구성의 변화 등으로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부산시 청년기본조례' 역시 청년 문제 해결에 정작 상당수 청년의 목소리가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무산된 것은 제각각인 정치권의 셈법 탓이었다. 진정 청년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