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가 부산대학교 앞 상인들과 공동으로 벌이는 1회용 컵 회수운동은 눈길이 간다. 다른 가게에서 구입한 1회용 음료수 컵일지라도 어느 가게에서도 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이다. 참여업소에는 '다른 매장 테이크아웃 우리 카페에 버려주세요'라는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현재는 투썸플레이스 부산대점과 부산대정문점, 카페휴부산대점, 더벤티가 참여 중인데 참여 업소를 늘려간다는 게 금정구의 계획이다.

어찌보면 사소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는 1회용 컵 공동 회수운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만큼 번화가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1회용 음료수 컵은 광고전단지, 담배꽁초 등과 함께 거리를 더럽히는 주범이다. 부산 서면과 광복동 남포동 등 번화가 화단이나 도시철도 환풍구 위, 건물 계단 등에는 어김없이 투명한 플라스틱 컵이 쌓여 있다. 시민들이 가게나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수를 사 마시고는 버리고 간 것들이다.

환경미화원이 청소해보지만 뒤돌아서면 1회용 음료수 컵은 또 버려진다. 특히 환경미화원의 평일 근무가 끝나는 늦은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대학가와 시내 번화가는 쓰레기 천지로 변한다. 부산진구는 실종된 시민의식에 경종을 울려주기 위해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청소를 하지 않는 '쓰레기 파업'을 벌였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쓰레기통이 없어 그렇다는 주장도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시민의식과 상인들의 협조가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쓰레기 배출의 원점인 업소가 책임의식을 갖고 쓰레기 회수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칭찬할 만하다. 원인자 부담원칙, 수익자 부담원칙에도 부합한다. 1회용 컵 회수운동에 참여할 경우 고객 재방문으로 인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전 업소가 참여해 거리가 깨끗해지면 금상첨화다. 금정구는 참여 업소에 100ℓ종량제 봉투를 제공해 참여 업소를 격려하고 있다는데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안을 강구했으면 좋겠다. 금정구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타 지자체도 벤치마킹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