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끝자락이다. 계절적으로 따지자면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왔지만,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더위 걱정을 하고 있다. 앞서 3~5월 봄 시즌부터 '따뜻한' 느낌보다 '더운' 기분이 종종 들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거리에는 이미 반팔 티셔츠, 반바지가 익숙한 풍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부산지역 최고기온이 37.3도(14일)로 일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열대야가 20일간 지속되는 등 유례없는 더위에 몸살을 앓았다. 전국 온열질환자 수는 2125명으로(질병관리본부 제공), 2015년(1056명)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향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여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때 발생한다. 또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정체하고 중국으로부터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겹치면 폭염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이제 더위가 단순히 무더움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재해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폭염에 따른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태풍이나 홍수만큼 중요한 자연재해로 인식돼 일찌감치 폭염특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 등으로 폭염 피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상청은 2006년 폭염특보제 운영을 추진한 데 이어 2008년 6월 1일부터 폭염특보를 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되고,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되어 폭염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전달한다.

올해 5월부터는 더 상세한 폭염정보를 전달하여 여름철 폭염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더위체감지수를 기상청 누리집(www.kma.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수요층과 생활환경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더위 위험도 정보를 제공하여 폭염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러한 더위체감지수 서비스는 읍·면·동 단위의 전국 3770여 개 지점에 대해 오늘부터 모레까지 3시간 간격의 자료를 하루 2회(오전 6시, 오후 6시) 발표한다. 일반인, 노인, 어린이, 실외작업장 등 대상 및 환경별 더위 위험도 정보를 5단계(관심, 주의, 경고, 위험, 매우 위험)로 구분하며 단계별 대응요령과 함께 제공한다.

기상청은 오는 2020년 시행을 목표로 우리 주변에 노출되어 있는 것과 취약성을 접목한 상세한 '영향예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기상으로 인한 재해는 예상하지 못했던 날씨 때문에 발생하는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사전에 예보를 하고 이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단순히 "내일 날씨가 어떻다" "비가 얼마만큼 어느 지역에 내릴 것이다"처럼 나타날 '기상현상'에 대한 예보만으로는 국민이 일어날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예상되는 기상현상으로 집 앞 하천이 범람할지, 어느 지역의 도로가 침수되어 교통이 통제될지에 대한 '사회·경제적인 영향정보'까지 추가해서 제공되는 새로운 형태의 예보가 필요하다.

특히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기에 앞서 올해 6∼9월 부산시와 경남 김해시 재난 및 복지 관련 담당자를 대상으로 폭염에 대한 영향예보 시범서비스를 부산지방기상청에서 주관하여 제공할 계획이다. 항만 근로자, 노약자 등 폭염취약자의 온열질환 위험성이나 고온으로 인한 가축 폐사에 대한 영향정보를 스마트 통보시스템, 이메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제공하게 된다.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도출된 문제점을 보완하여 점차 제공 지역과 대상, 위험기상 종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마 시즌에다 더위를 날 걱정부터 하는 이때 폭염특보, 더위체감지수 등 각종 더위 관련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무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냈으면 한다.

부산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