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 나뉘어져 있는 물관리 정책을 환경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부산·경남 및 전국의 환경단체들은 최근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등 우리나라 주요 하천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통합 물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또 중복 사업에 따른 예산 낭비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량 관리(국토부)와 수질 관리(환경부)를 통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물 관리업무를 환경부서가 전담하고 있는 곳은 23개국이나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학계 및 전문가들이 수십 년 전부터 정부 측에 물관리 일원화를 요구해 왔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100대 국정과제에 이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일부 야당의 반대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동안 정부 부처 두 곳이 각각 물관리를 담당하면서 불거진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천 정비사업은 국토부가, 하천 생태계 복원사업은 환경부가 추진하다 보니 일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예산이 중복되는 사례도 허다했다. 게다가 개발 위주의 국토부 정책과 보존을 중시하는 환경부 정책은 양립이 어려운 것이어서 부처 간 갈등까지 생길 정도였다. 4대강만 해도 매년 녹조가 발생하는 등 수질 악화가 지속되고 있으나 관련 업무가 분산돼 신속한 대처가 힘든 상태다.

여야는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하루 빨리 물관리 일원화가 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자유한국당 등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국회는 오는 9월 말까지 상임위원회별로 특위를 구성해 물관리 일원화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들어가지 않았던 사안들을 협의해 처리할 예정이다. 4대강 수질 개선 등을 위한 전담 부서가 이번 특위에서 확정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