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지구 생태계는 세계 각국의 생산과 소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단위 면적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자원순환사회로 가는 인식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금속광물 99%를 수입하고 있다. 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천연자원이 고갈되는 현실에서 폐전자제품에서 자원을 회수해 확보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2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폐기물 관련 규제가 강화돼 2003년부터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EPR)를 도입했다. 내년 1월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돼 시행된다.

일본은 도시광산업에 가장 성공적인 국가로 도시광산 금 축적량이 6800ｔ으로 세계 보유량의 16%를 차지한다. 금액으로는 20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럽연합은 우미코어라는 다국적 그룹이 지난해 1억 명을 고용하고 매출액 111억 유로 달러를 기록해 다국적 고용창출뿐 아니라 자원재활용으로 환경보호까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LS니꼬동제련 자회사로 금속자원 회수 1위 기업인 토레컴이 2011년 매출 2116억 원을 올리다가 2015년 1743억 원으로 감소했다. 주 원인은 원자재 수급난 때문이다.

우리나라 재활용처리업체는 2589개로 추산된다. 이 중 폐전기, 전자제품 수거업체가 39개로 시·도마다 산재해 있고 소형폐가전 회수업체는 소형폐가전제품 재활용 공정을 구축했지만 규모는 영세하다. 가장 큰 서울폐가전회수센터는 직원 45명을 넘지 않고, 그다음으로 큰 부산폐가전회수센터에는 23명이 근무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도시광산업 기술은 선진국의 50% 수준이고 희유금속을 추출해 상용화하거나 재가공하는 기술은 20%에 그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도시광산센터 연구진은 소형폐가전제품에서 희유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소형폐가전제품이 대부분 가정에서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회수에 관한 계획과 예측이 쉽지 않아 소형폐가전제품을 통한 희유금속 회수시장 경제성이나 수익성을 판단하기 곤란하다.

부산 강서구 생곡동 자원순환집적단지에 입주한 부산폐가전회수센터는 부산의 16개 구·군 중 13개 구의 소형폐가전을 무상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센터는 이 과정에서 노인과 중장년 재취업계층 22명을 고용해 사회적기업으로서 취약계층 고용 창출과 환경보호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센터는 매년 4억 원에 달하는 인건비 부담을 견디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느라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사회적기업으로서 실현하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SK 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내년부터 3년간 매년 1억여 원의 사회적 성과기금을 받을 예정이다. 또 부산폐가전회수센터는 우미코어나 토레컴과 같이 소형폐가전제품에서 희유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지질자원연구원 김수경 박사의 고속전해기술을 이용한 귀금속 추출기술과 장치에 관한 특허 기술을 이전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와 상공회의소 등 지역 기관과 단체가 이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부산폐가전회수센터를 지원하기 위해 못 쓰는 구형 컴퓨터과 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을 추진하는 등 취약계층 고용과 환경보전에 동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세한 폐가전회수센터들이 도시광산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원을 재활용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형 기술 개발과 연구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캐나다 출신 가수 닐영의 노래처럼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노인 일자리와 중장년 일자리를 배려하는 ‘금쪽같은 마음씨’를 사회운동으로 승화시켜 집 안에 방치된 소형폐가전제품을 수거하는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은 스스로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 영역을 개발하고, 지방정부나 공공기관 등은 구형 컴퓨터와 휴대전화 수거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주민은 캠페인에 동참한다면 환경보호를 위한 도시광산업 활성화에 걸맞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부산폐가전회수센터 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