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부산시가 설립하고 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창업카페’가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7월 1호점인 송상현광장점의 개소를 시작으로 부경대 대연캠퍼스의 2호점, 부산대병원 메디컬ICT융합센터의 3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상구 괘법동 인디스테이션에 4호점 개소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창업카페 이용자들 사이에서 ‘스터디룸’ 수준에 그친다는 불평이 쏟아진다니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겠다.

창업카페는 예비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어야 마땅하다. 교육과 컨설팅, 네트워킹 데이 등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그래서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만으로 창업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이 창업카페에 만족할 수 없는 이유는 정작 창업에 필요한 ‘사람과 돈’이 모이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러니 방문자 수나 컨설팅 횟수 등 정량적 지표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는 셈이다.

튼튼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예비 창업자들과 실질적으로 육성할 역량 및 자금을 갖춘 투자자들을 묶어내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창업카페에 투자자가 상주해 예비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가다듬어 주고 그런 과정에서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서울 마루180’을 예로 들 수 있다. 투자자와 예비 창업자가 어울리는 생태계가 마련되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창업카페가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려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운영의 혁신을 꾀해야 한다. 양적 지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창업기업 모델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1호점부터 4호점까지 창업카페별 특성을 살려 적절하게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겠다. 창업 전문가 및 벤처캐피털의 연계가 활발한 부산테크노파크의 센탑(CENTAP)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충고도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