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을 통한 신공항 건설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오랜 논란 끝에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됐는데, 신공항 재추진론이 등장하는 건 마뜩잖고 혼란스럽다. 김해신공항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지난 8월부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 중인 판에 이런 재추진 움직임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다가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 우려스러운 건, 이 문제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정쟁 양상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최근 경남 김해·거제지역 등의 여당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해공항 확장 반대 및 가덕도 이전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고, 부산의 일부 교수 그룹에서도 ‘대안 수립’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가덕신공항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게다가 신공항 교수회 측은 이를 지방선거 이슈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이에 서병수 부산시장이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행태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면서 신공항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꼴이 됐다.

지역의 여당 정치권이 신공항 불씨를 지피고 나서는 건, 지방선거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24시간 운영 공항’ 등의 이유가 있지만 이제와서 신공항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의도가 불순해 보일 수 있다. 서 시장 또한 김해신공항 반대 확산을 차단하려는 입장은 이해되지만,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술수” 등의 거친 표현으로 과민반응하며 정쟁 비화의 빌미를 주는 게 아니냐는 인상이 든다.

신공항 문제의 핵심적 요소는 ‘24시간 운영’에 필요한 소음 대책에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김해신공항 추진과정이 순탄하기는 어렵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인해 김해지역 주민 8만6000여 명이 소음 피해를 입게 된다는 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계획대로 김해신공항에 V자형 활주로가 들어서면 15만 명 이상이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 점에서 김해신공항의 활주로를 11자형으로 건설해 소음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할만 하다. 신공항은 소음 대책 마련이 선결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