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선으로 문재인 정부의 조각이 완료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홍종학 전 의원을 지명하자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의 일부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홍 후보자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 취임 166일 만에 마무리된 내각 인선이었다. 게다가 역사관과 종교관 논란으로 한 차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를 빚은 뒤였다.

하지만 야당은 친문·보은·코드 인사라며 날을 세웠다.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을 합쳐 ‘캠코더 인사’라는 지적이 더해졌다. “벤처 생태계를 복원할 개혁 적임자”라며 엄호한 민주당 목소리가 묻힐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나 민주당으로선 ‘청문회 불패’인 의원 출신이고, 학자와 시민운동가 출신의 개혁 성향을 믿으며 청문회 통과를 기대했으리라.

그로부터 꼭 일주일 만인 30일 홍 후보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국민의당에서도 ‘부적격’ 분위기가 감지된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내각 인선 과정에서 ‘부적격’ 딱지를 붙인 인사가 줄줄이 낙마해 ‘데스노트’라는 별명이 붙은 정의당 눈치를 살펴야 할 입장이다.

3수·4수를 해서라도 서울대학교에 가라거나, 비명문대 출신으로 성공한 사람을 두고 세계의 천재와 경쟁할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는 홍 후보자의 과거 글이 문제가 됐다. ‘국민의 자존심이 납득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는 편법 증여 논란 아닐까. 부의 세습을 질타하던 홍 후보자는 의원 재직 4년 새 재산이 30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홍 후보자의 장모가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에게 물려준 건물도 있다.

특히 부인과 딸은 이 과정에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계약서는 돈을 주고받았다는 근거로 일반적인 영수증보다 더 세밀한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 세무업계 설명이다. 탈세냐 절세냐를 떠나 그 딸이 중학생이다.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 사이에 홍 후보자는 많은 별명을 얻었다. ‘다중인격’ ‘내로남불 종목의 코리안시리즈 우수 후보’ ‘강남좌파’ 등이 그 예다. 그동안 자신에겐 관대하고 남에게는 가혹하지 않았나 곱씹어 볼 일이다. 내달 10일 홍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벌써 청와대 인선 라인의 책임론이 불거지니 참으로 입맛이 쓰다.

정상도 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