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는 역시 제목이다. 어떤 제목을 뽑느냐에 따라 독자의 눈길을 머물게 하고 기사를 한 번에 이해하게 만든다. 반면, 제목으로 인해 기사를 멀리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10월 16일 1면에 실린 ‘‘사장이 뽑은 자’가 사장 뽑는 부산교통공사’와 11일 ‘우후죽순 전망대, 관광효과 ‘글쎄’’는 매우 상반된 기사이다. 16일 기사는 제목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 좋은 사례다. 또한 기사에서 ‘셀프 추천’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새로 선임될 사장의 임원추천위원회에 대한 이해를 쉽게 했다. 매우 쉽게, 잘 정리된 기사였다. 부산시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인 도시철도의 사장이 적절한 분이 선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두길 바란다. 반면, 11일 기사는 흰여울마을 인근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사의 흐름과 현재 부산시의 도시재생사업 등을 볼 때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우후죽순’이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 우후죽순은 여기저기에 생긴다는 의미인데 기사를 아무리 읽어도 우후죽순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주민의 발언에 ‘근처에 두 곳이나 있는데’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이는 우후죽순보다는 탁상행정의 모습이 더 느껴진다. 굳이 우후죽순이라는 표현을 쓰려면 영도구에 설치된 전망대가 몇 개나 있는지, 최근에 얼마나 만들어졌는지 등을 담았다면 충분히 설득이 가는 제목이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수혜자가 모르는 다복동 사업 부산시 맞춤형 복지 문제 심각’이라는 10월 19일 자 보도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쓴 기사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84%의 시민은 다복동 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기대가 되고 공감이 된다. 홍보 열심히 하고 체감도를 높이고 참여대상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 좀 이상하지 않는가? 이런 결과라면 통상적으로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것이 맞다. 또한 기사 중간에 1000명의 설문대상 중 다복동 사업을 안다고 답한 사람 156명 중 실제로 이 사업을 경험한 이는 7.7%(12명)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있다. 설문대상이 얼마나 공정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최대한 공정하다고 볼 때 전체 설문대상 중 1.2%(12명)만이 사업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부산시 평균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이 약 4%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낮은 수치다.

결국 이 기사는 ‘수혜자가 모르는 다복동 사업’이 아니라 ‘실효성 없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다복동 사업’이라는 관점이 더 적절하다고 하겠다. 지금 다복동사업에 대해 부산시장을 비롯해 부산시에서 최선을 다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어설픈 비판보다는 제대로 된 비판이 필요하다. 또한 기사를 끌고 가는 설문에 대해 신빙성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분석이 함께 이루어져 부산시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비판해 주길 바란다.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으로 다룬 부산대병원 폭행 교수와 관련해서 국제신문의 보도 방식에 감사드린다. 타 언론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접할 때 눈살을 찌푸렸다. 바로 폭행과 관련한 피해 사진들 때문이다. 어쩌면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있지만 잔인한 사진만큼은 보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사진 없이 내용을 차분히 전달하는 보도가 정말 좋았다. 한편, 이런 기대를 해본다.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얼마 전 한동안 시끄러웠던 청소년 폭행과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폭력과 함께 관행처럼 이루어지는 폭행, 점점 잔인해져 가는 폭행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사가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국제신문 차승민 사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랜 시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차 사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혹시나 기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매우 조심스러웠다. 최근 검찰은 차 사장에게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번 사건은 차 사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 시민들의 신뢰는 매우 크며 이는 기자들의 사기와 직결되어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언론사 사장으로서 올바른 입장을 취하길 바란다.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