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 가을, 전국이 축제행사들로 바쁘다. 이 중 불꽃축제는 단시간의 강렬한 퍼포먼스(performance)로 진한 감흥을 남기는 매력적인 특징을 가진 축제이다. 최근 해외 도시에서는 화약 폭죽이 아닌 드론을 활용한 불꽃 축제를 열어 밤하늘에 반딧불이 꽃수를 놓은 듯한 새로운 모습의 불꽃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2015년 독일에서는 100개의 드론에 조명을 장착하여 베토벤 교향곡 ‘운명’에 맞추어 황홀한 불꽃 쇼가 펼쳐졌다. 이 드론 불꽃 쇼는 미국의 반도업체인 ‘인텔’이 개발한 미니 드론에 LED 조명을 장착하여 자율 항로 시스템으로 불꽃 쇼를 선보였다. 연이어 새로 개발한 ‘인텔 슈팅 스타(Intel Shooting Star)’는 경량 드론으로, 2016년 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인텔사와 디즈니사가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에서 드론 300대로 스타 브라이트 홀리데이 쇼 공연을 개최했다. 인텔사가 개발한 불꽃 쇼 용도의 경량 드론은 드론 활용의 확장성을 비약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장르가 탄생된 점을 보여 주고 있다.
인텔의 획기적인 드론 불꽃 쇼는 완벽하게 프로그래밍된 시스템으로 드론 조명 쇼와 함께 음악과 애니메이션 등 다른 분야와의 연출 다양성을 보여준 사례로 새로운 첨단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가 탄생했음을 알린 쇼다. 2017년 2월에 열린 미국 프로 미식축구 NFC 우승팀과 AFC 우승팀 경기인 미국 최대 이벤트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300대의 인텔 슈팅 스타 드론이 세계적인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공동 작업으로 드론 쇼를 펼쳤다. 이 빅 이벤트 슈퍼볼 광고는 미국인의 절반이 함께 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벤트로 30초에 63억 원 정도가 투입되는 고가의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의 광고 경쟁이 치열했다.
21세기 문화예술산업에서는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수익 창출 또한 중요한 요소인 가운데, 하늘에 그려지는 드론 불꽃 쇼는 40억 가지 이상의 색상 조합이 가능하고 다른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 기업 광고 활용 면에서도 매력적인 콘텐츠로 미래에 가장 주목받을 빅 마켓으로 전망된다. 임팩트가 큰 드론 쇼를 통해 기업 광고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은 곧바로 소비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TV와 스마트폰 광고보다 일회성 광고효과와 광고상품에 대한 충성도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시적이거나 일회성이 강한 퍼포먼스로 TV 광고나 인터넷 광고와 달리 상대적으로 지속성과 반복성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드론의 퍼포먼스 효과는 예술과 기술의 조화로 축제, 쇼(show), 기업 광고 등 새로운 문화영역을 창출하였다.
전국 도시 곳곳에서는 대규모 불꽃놀이 축제인 서울세계불꽃축제, 부산불꽃축제, 포항 국제불빛축제 등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폭죽이 터질 때의 소음과 화약 냄새, 중금속, 유독물질 등이 공기와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안전상의 위험도 크다. 더욱이 폭죽의 단가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고가이며 매년 꾸준히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일회성 소모품이다.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불꽃 축제가 유사한 불꽃 축제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그 도시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이벤트의 느낌을 받기가 힘들다. 2016년 기준 서울불꽃축제의 경우, 행사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총 60억 원으로 이 중 폭죽 예산은 22억 원이 넘었고, 부산불꽃축제는 26억 원,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반면, 드론을 활용한 불꽃 축제는 유해성이 적고 위험하지도 일회성도 아니며 매년 유사한 연출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기업으로부터의 광고 투자로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드론 불꽃 쇼는 불꽃 축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해결 방안으로써 문화예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뉴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한 불꽃쇼는 아직 국내에 시도되지 않았다. 광안리 바다에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에 하늘을 멋지게 수놓는 수백 대의 이채로운 부산만의 특별한 드론 불꽃쇼를 기대해 본다.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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