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어 어획고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면서 크기가 작은 치어까지 남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고등어 6만6600여 상자 가운데 마리당 무게가 300g 안팎인 새끼 고등어가 전체의 97%인 6만5000여 상자나 됐다. 또 법적으로 위판이 금지된 체장(몸길이) 기준 21㎝를 조금 넘어선 고등어들도 30%가량에 이르렀다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를 지켜보던 수산물 유통인 대부분이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새끼 고등어가 공공연하게 위판이 되더라도 현재로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은 금지 길이 이하의 고등어는 원칙적으로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전체 어획량의 30% 미만일 때는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단속이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일부에서는 기준 체장보다 길이가 작은 고등어를 버젓이 위판장에 내놓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업계 측이 직면한 어려움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한일어업협정 지연으로 어장이 크게 축소된 데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씨알 굵은 고등어를 만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선사들은 적자를 메우려 식용이 아니라 사료용이나 참치 미끼용으로 사용되는 작은 고등어라도 일단 그물에 걸리기만 하면 위판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고등어 치어 남획은 결국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이나 다름없다. 어린 고등어를 지금처럼 함부로 잡아 들였다가는 얼마 되지 않아 어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관련 업종이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엄격한 법 적용과 함께 고등어 어획 금지 체장 기준을 현재보다 늘이는 것 등을 포함한 어자원 보호 대책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선사와 어민들도 스스로 어장 고갈을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