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에서 입주자들의 흡연 때문에 다른 입주자들이 간접흡연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비흡연자들은 이들이 아파트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관리사무실에 중재를 요청하기도 한다.
다행히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이 되어 올해 11월부터 거주 세대의 과반이 찬성하면 금연아파트로 지정이 될 수 있고, 금연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 주차장 복도 계단에서 흡연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흡연자가 집안의 화장실이나 베란다에서 흡연할 경우 담배 냄새가 환풍기나 창문을 통해 위층 아파트로 올라가 피해를 본다는 민원이 더 많다고 한다.

그동안 여기에 대해서도 뚜렷한 법적 제재 방법이 없었지만 많은 피해자가 정부에 민원 제기를 하여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올해 8월에 공포가 되어 내년 2월부터는 시행이 된다. 개정안은 공동주택 입주자에게 화장실 발코니 등 세대 내에서의 흡연으로 인해 타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여했다. 또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본 입주민이 해당 입주자에게 실내 흡연을 중단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청하면 관리사무소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때 간접흡연 피해를 끼친 입주자는 관리사무소의 권고에 협조해야 한다고 의무를 규정했다. 내년부터는 흡연자들은 아파트 실내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돼 아파트 밖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담배는 250종의 유해한 화학물질과 69개의 발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그로 인해 담배를 오래 피우면 암과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흡연이 유발하는 암으로는 폐암 후두암 식도암 설암(혀) 등이 있고, 만성질환으로는 기관지천식 협심증 심근경색증 부정맥 뇌졸중 등이 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이 담배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흡연자 가족의 건강까지 해친다는 점이다. 즉 영아와 같이 있을 시에는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커지고 가족들에게도 흡연자와 똑같이 암과 만성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에서는 매년 3000명이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흡연자와 같이 사는 비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폐암의 위험이 30% 증가하고 심장 질환의 위험도 30%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금연하면 건강이 좋아져 많은 암과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가족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

현재 정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금연치료를 받는 흡연자들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기로 결심한다면 금연치료 전문 병·의원에서 3개월간 진료 상담과 교육, 치료를 받으면 된다. 아주 효과적인 금연치료 약제를 무료로 처방받아 약국에서 무료로 받을 수가 있다. 필자도 금연치료를 하고 있는데 금연을 결심하고 내원한 흡연자 중 90% 이상이 3개월 치료로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흡연자들은 요즈음에는 어디를 가도 금연구역이 많아 마음 편하게 담배 피우기가 힘들어졌다. 흡연자들도 정해진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배려하는 시민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골초가 금연을 실천하기는 실질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최선의 방법은 최근 정부에서 지원하고 권장하는 병·의원에서의 금연치료를 받아 금연을 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금연치료기관’을 클릭하면 자신의 집이나 직장 근처의 금연 치료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으니 활용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본인도 건강해지고 가족이나 이웃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니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부디 많은 흡연자가 금연 결심을 하고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아 성공한 금연자가 되시기를 바란다.

전 부산시의사회 회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