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달리 추운 날씨 탓인지 사이다같이 시원한 기사들이 더 춥게 느껴진다. 지난 11일자 ‘대박 송도케이블카 서구엔 큰 도움 안 돼’, 12일 ‘필요 없는 용역’ 1600만 원 날린 사상구, 14일 ‘흥행이 부른 파행… 부평야시장의 역설’ 등이 대표적인 사이다 같으면서 추운 기사이다.
우선, 송도케이블카는 허가과정에 개입했던 공무원이 운영업체의 사장으로 간다는 것을 비롯해 많은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운영이 시작되었다. 막상 운행이 시작되자 관광명소가 되고 부산의 볼거리로 발전한다는 이유로 교통문제나 지역민들의 목소리는 묻혔다. 이런 점에서 중간점검의 차원에서라도 시의적절하며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야기를 기사화했다고 판단된다. “개장 초이므로 예상하지 못한 많은 방문객 수를 기록한 것일 뿐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객이 줄면 수익도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담당 공무원의 말을 보면 서구민을 위한 행정인지, 업체의 이익을 위한 행정인지 답답하면서도 춥게 느껴졌다.
다음으로 사상구 용역문제다. 기사의 제목처럼 필요 없는 용역으로 사상구는 돈을 날렸다. 이는 충분히 비판받아야 한다. 이 점에서 좀 더 강하게 비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적절하면서 잘 지적한 유쾌한 기사였다. 그런데 ‘환수를 검토 중이나 이미 용역이 진행돼 전액 환수는 어렵다’는 사상구 공무원의 말에 화가 치민다. 시민의 세금을 잘못 집행했는데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부평야시장 기사도 마찬가지다. 상권이 활성화되면 임대료가 급등하고 원래의 임대인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예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2년 전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꽃분이네’가 같은 상황으로 이슈가 된 바가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의 순기능을 흥행과 역설이라는 키워드로 활용해 잘 정리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한편, 기사의 내용에서 보이는 상인회의 파행적인 모습은 공생과 공존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기사를 보면 내내 춥게 느껴졌다.
우리 사회에서 추운 날이 되면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은 더 살기 어려워진다. 이러다 보니 생계형 범죄를 접할 확률이 높아지고 어김없이 올해도 지난 4일 자 ‘배고파서… 생계형 장발장 범죄’라는 기사로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약간의 배려가 더 있었으면 훌륭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는 아쉬움이 있다. 기사 중간에 ‘장발장은행’이라는 생소한 금융기관의 이야기가 있다. 그냥 스쳐 지날 수도 있지만 기사를 꼼꼼히 챙겨본 독자라면 뭐 하는 은행인지, 어떤 은행인지 등의 의문이 생길 것이고 인터넷 등을 통해 알아보는 노력을 했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장발장은행에 대한 소개를 포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요즘처럼 서민들이 살기 힘든 시기에 좋은 정책과 좋은 활동이 있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독자와 시민들에게 알려 주는 코너가 있다면 친절한 국제신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음으로 중장년층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지난 18일자 1, 3면에 실린 ‘홀로 사는 중장년 20% 가족과 연락 끊고 산다’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통계적 자료를 활용하면서 기사를 전개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잘 전달했으나 용어들이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쉽게 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연령대에서 중장년만이 사회적 지지 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런 점에서 중장년의 어려움을 잘 담고 있어 매우 좋은 기사라고 생각되며 이런 세대의 어려움을 담아 내는 기사를 자주 접하면 좋겠다.
끝으로 최근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국제신문 차승민 사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비리 사건에 부산의 대표 언론사 사장이 연루되었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제신문이 타격을 받았다기보다 오히려 공정한 언론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의 모습에 많은 시민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점에서 좀 더 시민들이 공감하면서 우리 사회의 공정한 칼이 되어주길 부탁드린다.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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