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국 관광객(요우커)의 소비 지출 규모는 301조 원으로 전 세계 관광 소비액의 21%를 차지했다. 요우커의 해외 관광의 규모는 향후 중국 경제의 성장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시아 전역은 관광산업의 최대 고객인 요우커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중국인이 좋아하는 복합리조트 유치전은 치열하다. 대만은 2019년까지 복합리조트 건립계획을 확정한 상태고, 일본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하여 지난해 말 카지노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4, 5개의 복합리조트 건설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 17개에 달하는 복합리조트를 포함한 복합관광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국들이 이처럼 복합리조트 조성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복합리조트가 지역경제에 미치고 있는 막대한 긍정적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오픈카지노의 사행성 논란에 발목이 잡혀 구체적인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드 문제로 인해 한중 양국의 외교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지난 1년간 요우커들이 발길을 끊음에 따라 국내 관광산업이 큰 피해를 봤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요우커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복합리조트 조성에 관한 논의가 더욱 필요한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부산은 세계적인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고 풍부한 관광인프라를 보유해 많은 글로벌 운영사로부터 국내 최고의 복합리조트 입지를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세계적인 복합리조트 회사인 샌즈그룹은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에 버금가는 랜드마크형 복합리조트 건설에 5조 원 이상 투자할 의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 샌즈가 문을 연 뒤 5년 만에 관광객 69%, 관광수입 97% 증가를 기록했다. 또 직접고용인원 9500명에다 연 8000억 원 정도의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매년 2500개 업체와 연간 5000억 원 이상 거래하고 있는데 이중 91% 이상을 지역기업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샌즈그룹에서 실시한 용역에 따르면 부산에 마리나베이 샌즈 수준의 복합리조트를 운영할 경우 매년 부산지역에 4조9000억 원의 생산효과와 2만4000명의 양질의 고용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중소기업은 매출 부진을 겪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부산을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경제에 이보다 더 직접적인 효과를 주는 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기존 주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녹록지 않은 부산 경제의 현실 앞에 세계적인 트랜드에 부합하는 메가 스케일의 복합리조트 유치는 대규모 재정 투자 없이 외자 유치만으로 부산의 관광·마이스(MICE)산업을 동북아 관광시장을 주도하는 미래성장의 한 축으로 격상시킬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인 해법이다.

지역 브랜드 제고, 연관 산업에 대한 후방효과 등은 오히려 덤에 가까울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만큼 오픈카지노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제한적 카지노 운영을 통해 내국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부산의 중소기업과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지역 내에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논의에 불씨를 지피기 위해 부산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상공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지역 상공계는 샌즈그룹의 공식적인 초청을 받아 미국 본사를 방문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방문 기간 중 샌즈그룹 최고경영진과의 만남에서 부산 복합리조트에 대한 추진 의지를 확인하고 공동 협력을 위한 공감대 형성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일본, 대만, 러시아 등 부산을 둘러싼 경쟁국들의 복합리조트 건설 움직임이 매우 공격적인 만큼 부산도 골든타임을 놓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치명적인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지역 상공계가 어렵게 지피고 있는 불씨에 지역 사회와 정치권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부산 경제의 횃불을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