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는 일반적으로 1차 상품이라고도 불리는데 기업이 완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로 하는 원재료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1차 상품 시세는 기업의 생산비와 기업수익, 소비자 물가와 밀접하게 연관되기에 생산자와 유통업자가 큰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1차 상품들의 값은 보통 해외시장에서 정해진다. 그래서 1차 상품시세를 해외상품시세라고도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1차 상품인 원자재 가격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공급 등의 사정을 반영해 매일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세계 여러 나라가 동시에 경기가 좋으면 주요 1차상품의 수요가 늘어나 상품시세가 올라가고 반대로 각국 경기가 나쁘면 상품시세는 내려간다. 즉 해외에서 정해지는 1차 상품의 시세는 세계 경기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상품시세라고 해서 모두 경기 동향을 알려주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적인 상품시세가 내려가는 와중에도 어떤 상품은 날씨가 갑자기 변하거나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는 등의 갖가지 이유로 공급이 달려 시세가 올라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알루미늄의 경우, 국가간에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생겨 긴장이 고조되거나 전쟁이 발발하면 무기제작에 필요한 수요가 커져 시세가 급등하기도 한다.

구리, 아연, 납 등 비철금속의 국제시세는 런던 금속거래소(LME: London Metal Exchange)에서 정해진다. LME는 투기성이 짙은 시장이라 볼 수 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시세가 결정된다.

우선 세계경제의 동향인 경기가 호황일 때 수요가 늘어 시세가 올라간다.

산유국의 정치사회 정세도 영향을 미친다. 비철금속은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특히 구리는 페루, 잠비아, 자이레가 주요국이다. 이들 주요 산출국에서 파업이 나거나 정치정세가 불안해 생산이 줄면 국제 비철금속 시세가 올라가게 되기도 한다.

전쟁이나 각국의 비축상태도 중요한데 비철금속은 중요한 전략물자인지라 수요가 늘어나는 징후가 보이면 미리 사들여 쌓아두려는 국가들도 늘어난다. 그만큼 비철금속 시세를 끌어 올리는 작용을 한다. 런던 금속거래소 시세는 영국 파운드화로 정해지기 때문에 파운드화의 가치 또한 비철금속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금이나 은을 사고파는데 흘러들어가는 투기성 자금이 비철금속 시장으로 흘러와 가격을 동요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국제통화시세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가 예상되면 기업이나 상인들 사이에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피하려고 돈을 물건으로 바꾸려는 심리(환물심리)가 커진다. 그래서 자금을 동원해 비철금속을 사두려는 환물심리가 시세를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값을 올리자 비철금속 값이 급등한 적이 있다.

원자재펀드는 이러한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와 관련이 있다.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의 상품시세가 갑자기 올라가면 비철금속을 제조. 판매하는 세계 각국 기업의 주가도 뛰게 된다. 상품가격이 올라가면 그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의 이익도 늘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그 기업의 주가도 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외 상품의 시세가 뛰면 해당 상품에 관련된 여러 나라 기업들의 주가도 함께 뛴다. 이런 속성을 근거로 해외 상품시세는 기업 실적을 예측하거나 주가동향을 알아보고 투자시기를 결정하는 유용한 판단 기준을 제공해 주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이머징국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낙관적인 시각을 강화시키는 면이 있다. 무엇보다 원자재관련 시장흐름이 당분간 양호할 공산이 크다.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글로벌 경기, 달러화 약세, 중국 구조조정 효과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 투자 사이클 효과가 원자재 가격의 추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가가 60달러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과 코발트 가격 등 비철금속 역시 연초 들면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자기자본대비 차입비율에서 차입비율을 낮추는 것)강화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으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바가 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디레버리징 또한 크게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고, 중국CDS 역시 급락하고 있는 등 금융시장이 빠른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더욱이 중국 경기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호조로 중국 수출 경기가 기대보다 양호할 수 있고, 4차 산업 등 신산업을 통한 질적 성장 강화정책이 실효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를 포괄하는 천연자원 관련 광업주펀드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요국들의 경기선행지수가 동반적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고 향후 시장의 성장세를 지지할 긍정적인 요인들이 충분한 상황이다. 즉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점차 더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 여러 면에서 포착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을 둘러싼 불안요소가 완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플에이션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과 반대로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적어 물건이 남아돌고 그 결과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거래의 불안은 사회불안과 나아가 정치 불안까지 일으킨다. 때문에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곤 하는데 중국의 경우 디플레이션을 이제는 조금은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하기에 앞서 광업주 사이클 내에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해 보자.

광업주 섹터는 2011년 2분기에 고점을 기록하였는데 이 당시 중국 경기성장과 더불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등에 의한 상승세였다. 그 이후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광업 관련 업체들의 펀더멘털 약화로 광업주 섹터의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졌다. 2015년 1분기에 광업주섹터는 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하는 듯 했으나 중국경제의 경착륙으로 인해 부진세를 이어 갔고, 2015년 12월 광업주 섹터는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회복 반등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이러한 원자재 시장이 회복 국면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2016년 이후 회복세로 돌아선 원자재 가격과 이를 반영한 기업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시장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라 관심을 요한다. OECD 국가들의 경기 선행지표가 상승하고 있고 향후 시장 내 이벤트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낮아지는 점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원자재펀드를 주목하는 이유이다. 다른 면에서 보면 중국은 리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반한 경제성장)시대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원자재 생산기업과 금광기업의 잉여현금흐름 추이도 호전되는 것으로 볼 때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

결론적으로 대표적인 원자재펀드로 블랙록 월드 광업주를 추천한다. 단 활용방안은 작년 말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가입이 종료되었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연금의 하위펀드로 개설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연말정산 시 연금펀드는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고 일반세금보다 적은 연금소득세를 징구하며 무엇보다 환매수수료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생한 수익에 대해 차익실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호중 하이투자증권 구포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