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해 봅니다. 아마도 불행하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여의주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참된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가장 부유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도 자신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미인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꽃이 부끄러워했다는 중국을 대표하는 미인인 양귀비와 그 아름다움에 기러기가 날갯짓을 망각해 떨어졌다는 왕소군 등은 모두 불행했습니다.

그렇다면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행복할까요. 대제국을 형성한 알렉산더와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 등은 모두 그 종말이 불행했습니다. 그래서 행복이란 외면적인 형상보다는 내면적인 실상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세 가지 질문’이라는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간과 가장 중요한 사람과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하는 내용인데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위대한 소설가는 행복의 진리에 상당히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깨달은 성자는 석존이라고 생각됩니다. 선행을 베푸는 보살의 행위가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 자신을 더욱 행복하게 한다고 설합니다. 물질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고의 선행은 타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불지견(佛知見)을 열어주고 보여주고 깨닫게 하고 불지견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라고 법화경에 설해져 있습니다.

행복이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에 내재되어 있는 여의보주를 자각하는 것이며 자신의 등불을 밝혀 스스로 빛나고 타인에게 그 빛을 전하여 숱한 군상의 어둠을 밝히는 것, 그 자체가 진정한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사십개성상을 고뇌하면서 완성한 장편극시 피안의 도정은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찾기 위한 구도의 길이었습니다.

피안이란 산스크리트어로 ‘파라믿다’이며 그 뜻은 ‘무명(無明)의 이쪽에서 지혜의 저쪽으로 도달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지혜와 자비 그 존귀한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찾아낸 파랑새의 행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눈썹이 가까워서 볼 수 없듯 행복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석존은 자신의 광대한 내적 우주를 탐구하고 그 궁극에서 자신을 뛰어넘어 외적인 우주와 하나된 우주생명을 법(다르마)으로써 깨달았습니다. 석존은 스스로 오달(悟達)한 법을 밝히고 널리 전파하여 숱한 사람의 영혼을 구제하는 실천이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정으로 피안에 이르는 길은 아직도 잘 모르는 저편의 정토가 아니라 사바세계, 즉 우리가 사는 현실의 세계인 고뇌와 슬픔이 가득한 지옥 같은 절망의 국토에서 개개인의 지혜와 자비를 열고 보여주며 희망의 등불을 밝혀나간다면 이곳이 천국이고 극락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자작한 행복이란 시로 요약하겠습니다.



-행복-

행복이란 저 수평선 너머/미지의 찬연한 희망 속에 있는가/아니면 진리의 태양 속에 있는가/달빛 그림자가 머금은 신비한 무엇인가/아니면 사랑하는 그대의 영혼 속에 있는가/로렐라이의 아름다운 노래 속에 있는가/알렉산더의 꿈이 성취되는 그 희열에 있는가/행복이란 무지개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인가/행복은 시들지 않는 꽃일 수 없고/꺼지지 않는 등불일 수 없네



사랑하는 그대의 영혼도 영원할 수 없고/끊임없이 변화하고/오래지 않아 시들어 버리며/루비빛 희열은 잠시일 뿐/그 잿빛 비애와 번뇌는 장대하리라/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으니/내 영혼의 등불을 밝히고/내 생명의 꽃을 피우리라/내 사랑의 등불은 오랫동안 타오르고/내 생명의 꽃은 시들지 않으리라/진리의 생명 시의 영혼/이것만이 영원히 빛나는 금강석이며/영원히 스러지지 않는 행복이리라/행복은 그대의 영혼보다는/내 영혼 속에 찬연히 빛나고 있나니/내 생명 속에 무지개가 떠 있나니



현실이 고뇌와 비애의 순간순간이지만 스스로 억지라도 기쁨에 넘쳐 책무를 다한다면 가치 있는 행복한 삶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공하는 삶보다는 가치 있는 삶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태양건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