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야시장으로서 4년 가까이 ‘스타 시장’의 입지를 다져온 부평깡통시장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지역 대표 관광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치솟은 임대료로 원조 상인들의 이탈이 속출하더니 최근에는 상인회 내부 갈등까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한 상인회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인해 올해 국비 지원 신규사업까지 ‘올 스톱’ 상태다. 그런데도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관할 부산 중구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칫 힘들게 쌓은 명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번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해 12월 초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부 상인이 긴급총회를 열어 “주차장 운영수익 등의 비공개를 비롯한 독단적 운영”을 이유로 상인회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의결하고 며칠 후 해임 투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그제 새 회장까지 선출했다. 이에 대해 기존 회장은 해임 투표와 신임 회장 투표 ‘원인무효’를 주장하며, 문서위조·명예훼손 등 혐의로 일부 상인을 민형사상 고소했다.

해를 넘겨서도 사태가 악화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당장 올해 진행해야 하는 두 건의 굵직한 사업부터 멈췄다. 예산 2억5000만 원이 들어가는 야시장 확장과 국·시비 7억8000만 원이 배정된 시장 고객센터 건립 사업이다. 두 건 모두 시장 인프라를 확충해 방문객 편의를 높임으로써 도약을 꾀하기 위한 것인데, 사업 진행의 파트너이자 한 축인 집행부의 파행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중구의회 역시 구비 7800만 원의 집행을 보류시켜 놓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갈등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건 조사와 재판에만 3~6개월 걸린다. 또 양측 모두 적법성을 주장하고 있어 집행부가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법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지자체와 상인 모두 새겨 들어야 할 것이 있다.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연간 6억 원에 달하는 공영주차장 수익 등 이권이 상인회에 집중된 데서 찾고, 공적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창업보다 수성이 힘들다’는 말처럼, 어렵게 쌓아 올린 명성도 허물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손님이 발길을 끊으면 시장은 번성할 수 없다. 조속히 화해와 상생의 해법을 찾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