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개통되는 부산 외곽순환도로의 김해금관휴게소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역주행 등으로 인한 각종 교통사고가 우려된다. 현장을 점검한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휴게소로 진입하는 차량과 교차로 회전 차량 간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도로 중 가장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는 고속도로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이곳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된 건 나들목(톨게이트) 때문이다. 당초 설계엔 김해휴게소에 나들목이 없었으나 2016년 새로 생겼다. 김해시와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측이 민원을 이유로 김해 대동과 상동, 부산 화명동으로 이어지는 진·출입구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해 설계가 급작스럽게 변경된 것이다. 도로공사 측은 이들 지역의 차량이 나들목을 거쳐 고속도로로 드나들려면 회전교차로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로 인해 창원에서 휴게소와 상동으로 드나들거나 상동에서 휴게소와 창원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로를 돌다 잘못 들어서면 역주행할 수도 있다. 현장에는 역주행을 막기 위한 표지판까지 곳곳에 설치된 상태다.

이런 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김해휴게소에 나들목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대감분기점에서 1.5㎞ 떨어진 기존 대동요금소를 통해 대동과 상동, 화명동으로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동요금소와 김해휴게소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더욱 의아스럽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4년 반에 걸쳐 국토교통부와 중앙 부처를 설득해 나들목 설치를 관철했다”고 밝혔다. 4년 반이면 긴 시간이다. 중앙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나들목 신설 필요성이나 회전교차로 설치에 따른 부작용이 제대로 검토됐는지 궁금증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나중에 규명하더라도 회전교차로는 이대로 둘 수 없다. 뻔히 예상되는 사고 위험을 어찌 간과할 수 있겠는가. 현장을 재점검해 교통안전공단 측이 지적한 위험요소가 확실히 제거됐다는 판단이 서기 전에는 나들목과 회전교차로를 개통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