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늘 오후 8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92개 나라에서 온 2925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15개 종목에서 306개의 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지구촌 최대의 겨울 축제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는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대회를 무사히 치르는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번 대회는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당시만 해도 전 세계에서는 한국이 과연 올림픽을 유치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를 기우로 만들며 서울올림픽을 말끔하게 마무리했다. 또 여세를 몰아 2002년 월드컵과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러냈고 동계올림픽마저 유치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제 4대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5번째 국가가 됐다. 이 같은 우리의 저력에다 그동안 국민이 기울여 온 정성이 합쳐진다면 평창올림픽 역시 역대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돌이켜 보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도 이런저런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 됐던 터라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대회가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몇몇 국가는 대회 참가를 망설이기도 했다. 여기에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 선언과 도핑 국가라는 이유로 동계종목 강국인 러시아에 내려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금지 조치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다행히 북한이 선수단 파견을 결정하면서 도발 위협이 제거됐고 러시아 선수들의 개별 참가 허용으로 대회 흥행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도 안팎으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 선수단이 평창에 온 것을 두고 “남북이 올림픽에 나란히 참여함으로써 전통적인 올림픽 휴전이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됐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평창올림픽은 한국이 진정 위대한 국가임을 모든 이에게 보여줄 정말 훌륭한 기회”라는 글을 남겼다. IOC는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를 통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물론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결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회가 북한의 체제선전장이 될 공산이 크다는 걱정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첨예한 정치적 기싸움 속에 정작 대회 주최국인 한국은 뒷전으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예상도 존재한다. 또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러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결정이 타당한 일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왕 시작된 국제대회이니 만큼 더 이상의 감정싸움은 서로가 자제하는 것이 옳다. 스포츠와 정치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게 현 국제사회라고 한다지만 올림픽을 올림픽 그 자체만으로 받아 들이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다 같이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그게 없다면 평창올림픽은 아무런 존재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