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시장·도지사와 교육감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오늘 시작된다. 처음으로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도 함께 이뤄진다. 시·도의원과 구·시의원 및 장(長) 선거는 다음 달 2일부터, 군의원과 군수 선거는 4월 1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예비후보자 제도는 선거운동기간 전이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허용하며 정치 신인에게도 자신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고자 2004년 도입됐다. 6·13지방선거 120일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1개월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그만큼 정치적 의미가 각별하다. 여당이 승리할 경우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겠지만, 야당이 승기를 잡는다면 개혁 드라이브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경남 울산은 전체 판도를 좌우할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이른바 ‘잠룡’의 부침도 관심거리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지방분권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붙여질지 불투명한 점이 아쉽다. 지방분권 개헌은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가 내건 공약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차례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강조했으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서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자치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생활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는 게 지방자치의 취지 아닌가. 이를 보장하자는 분권 개헌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한국당이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여당 압승·한국당 궤멸’론을 자초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여야 정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공약 다듬기에 나섰고, 많은 후보가 얼굴 내밀기에 분주하다. 옥석을 가리는 일은 유권자 몫이다. 어느 당의 공약이 우리 동네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만들고, 어느 후보가 제대로 준비된 일꾼인지 선택하는 건 유권자다. 분권시대에 걸맞은 선거 결과를 만들려면 그만큼 공약과 후보 됨됨이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