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부산등록엑스포’라는 단어는 왠지 낯설다. 평소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 제대로 알기 어렵다. 제대로 알지 못하므로 시민들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부산시가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2030 부산등록엑스포’를 국가 사업화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도록 압박하려면 우선 ‘2030 부산등록엑스포’의 브랜드를 바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고 시민의 열망을 결집해야 한다. 부산 사하을 출신인 조경태(자유한국당)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최근 “부산등록엑스포의 ‘네이밍’(이름 붙이기)이 잘못됐다. ‘세계종합박람회 부산 유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국제신문 지난 4일 자 4면 보도). ‘등록엑스포’라고 하면 ‘무엇을 등록하는 엑스포’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조 위원장의 주장이었다. 한국당 부산 국회의원 일부도 “등록엑스포라는 단어가 가슴에 잘 와 닿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또 최근 들어 ‘엑스포’라는 단어가 각종 행사마다 붙여져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부산에서도 해마다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 행사를 개최한다. ‘부산등록엑스포’라고 한다면 ‘듣는 이’에게 해마다 열리고 등록 업무와 관계된 행사 정도로 인식될 수도 있다.

‘등록엑스포’ 명칭과 관련해 이 분야의 한 전문가는 기자에게 “아마 일본의 출판물을 번역해 쓰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이 전문가의 말이 맞다면 ‘등록엑스포’라는 단어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과정에서 특별한 고민 없이 사용되는 번역어라는 뜻이다. ‘듣는 이’에게 인식되는 것과 달리 ‘등록엑스포’는 인류의 광범위한 진보와 관련되는 모든 것을 전시하는 종합박람회다. 2012년 여수엑스포는 해양 분야와 관련된 중규모 박람회(인정엑스포)였다. ‘등록엑스포’를 내용에 맞게 번역하자면 ‘세계종합박람회’가 어떨까 싶다.

브랜드 네이밍을 고쳐 시민의 관심을 끌어낸다면 개최 장소(부산 강서구 맥도) 문제 때문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동의를 좀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서병수 시장이 직접 민주당에 다가가는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한다. 시민을 위한 행사라면 시정 책임자가 더욱 적극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나서면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움직이게 하기도 수월할 것이다. 부산시의 유치 전략이 변화하길 기대한다.

서울본부 정치부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