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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배려는 이웃도 춤추게 한다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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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집 꼬맹이가 학원을 다녀오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아저씨와 있었던 일이다. 우리 식구는 모두 알레르기성 비염에다 기관지가 좋지 않아 담배라면 질색을 한다. 그리고 주변에 흡연자가 드물어 담배 냄새에 유난히 예민한 편이다. 엘리베이터에 그 아저씨가 타자 담배 냄새가 훅 끼쳤던 모양이다. 우리 꼬맹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싸쥐었다.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코맹맹이 소리를 하며 표시를 냈을 수도 있다. 그러자 그가 다가와서는 말을 걸었다. “아저씨한테 담배 냄새 많이 나니?” 꼬맹이 말로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목소리는 아니었다고. 그래서 위협은 느끼지 않았으니 이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그분이 아이랑 눈을 맞추면서 “그래, 아저씨가 올해는 꼭 담배를 끊어볼게”라며 다짐을 하더란다.

꼬맹이는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지만 듣다 보니 걱정이 됐다. 혹시나 아이한테 해코지하지는 않았을까, 아이에게 윽박지르지는 않았을까 조마조마하면서 듣다가 갑자기 훈훈한 반전에 웃음이 나왔다. 엘리베이터 안에 그 남자 어른과 12살 남자아이 한 명만 탄 상태였으니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구박을 했으면 아이는 속수무책이었을 게다. 게다가 아이가 한 행동은 사실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잠깐이니 조용히 숨을 참거나 냄새를 모른 척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 아저씨는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러운 사과까지 했다. 꼬맹이가 “엄마, 그 아저씨한테 ‘꼭 금연 성공하세요’하고 응원해 드릴 걸” 하면서 깔깔댔다 .

요즘 집수리 철인지 엘리베이터 벽에 공사 안내문이 줄기차게 붙는다. 보통은 2주에서 길게는 3주까지 공사하는 동 호수와 공사내용을 알리며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양해해 달라는 내용이다. 어떤 아파트는 입주자에게 일일이 공사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곳도 있다고. 보통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사 시간이 정해져 있다.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이렇게 윗집, 혹은 아랫집에서 공사를 하는 걸 미리 알고 있으면 설사 소음이 불쾌해도 참게 된다. 양해를 미리 구하는 노력이 있었고 우리 집도 언젠가는 공사를 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안에서 흡연이나 층간소음으로 경비실, 관리사무소로 항의가 접수되면 안내 방송을 한다. 정확한 동 호수를 알 수는 없으니 항의가 들어온 그 동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아파트는 바닥과 지붕을 공유하는 공동주택입니다”라는 말로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공동 주택에 살면서 배려는 서로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내 집이니 내 마음대로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환풍기를 켜면 윗집 화장실로 연기나 냄새가 고스란히 올라간다. 얼마 전엔 주방 후드에서 담배 냄새가 나 신경질이 머리끝까지 뻗친 일도 있었다. 층간 소음도 마찬가지다. 내 집이더라도 쿵쾅거리면 아랫집에선 견디기가 어렵다. 이런 기본적인 일들을 일깨우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하는 게 안타깝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부드러운 사과로 흐뭇함을 주신 분 같은 이웃이 되고 싶다. 내 행동이 남에게 피해가 될 수 있겠구나 한 번만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웃, 만약 피해를 끼칠 일이 있다면 최소화하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 솔직히 사과를 하는 이웃, 같이 잘 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정상적인 이웃이 되고 싶다.

생활레저부 차장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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