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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우물가 숭늉’도 찾아야 마실 수 있다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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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4-11 19: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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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1년여 만에 사업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사실 그동안 못 갔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THAAD) 보복’ 때문이다. 그런데 1년 전과 달리 현지 분위기가 확 달라진 모양이다. 그는 ‘의외로 반기는 중국, 작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고 전하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27일로 결정됐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도 열린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가슴을 졸였던 한반도가 아니던가.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위원장 간 이뤄졌다.

중국과 일본도 바빠졌다. 북한의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전격적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6자 회담 복귀에 동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패싱 우려’가 배경이다.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 모두 자신의 역할과 몫에 대해 ‘숟가락’을 얹고 싶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차관급 경제·통상 연례협의체가 2년 만에 다시 가동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 협의체에서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조치 해제가 의제로 다뤄진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 6·15정상회담은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은 차원이 다르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주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못 박았다. 그래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은 꼭 성공해야 한다.

‘시그널’은 괜찮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다음 달 또는 6월 초’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미국과 북한이 접촉했다. 북한 비핵화에 합의하기를 원한다. 북한도 그렇게 말했고, 우리도 그렇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매체는 같은 날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다뤘다고 보도했다. 남북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도 해당 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3년 만의 정치국 회의 개최 보도는 북한이 ‘의미’를 부여한다는 ‘시그널’이다.

그다음은 남북 경협이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잘 진행되고 성과를 내야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지지가 생기고 그런 다음에 경협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아직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이지만, 남북 경협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답’이 될 수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답을 찾지 못한다.

이는 북한의 김 위원장이 ‘돌변’한 것과도 연결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치킨 핵 게임’을 벌일 태세였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돌변한 게 아니다. 남측과 국제사회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 김 위원장은 핵과 경제 모두 주력했다고 한다. 북한 연구 30년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언론(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전한 내용이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이 수년 전부터 정상국가화를 추구해 왔으며, 김 위원장은 중국 베트남 그 이상의 고도성장 국가를 목표로 잡았다고 전했다. ‘체제 안전 보장’에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핵과 경제개발을 맞바꾸는 데 김 위원장의 진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이 나진·선봉(나선) 경제특구를 만들어 중국과 공동개발·관리하는 게 주목된다. 이곳은 남북한과 러시아의 물류(철도)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국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 물동량을 겨냥한 나진항 개발 사업과 맞닿아 있다. 일단 해양수산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수부는 해양수산 분야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대상은 북한의 나진항을 비롯해 해주·원산·흥남항 개발 협력 사업이다.
이 기회에 중국 지린성 훈춘(물류기지)~북한 나진항~러시아 연해주 컨테이너 항만~부산항을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07년 남북경협공동위원회에서 합의한 바 있는 동해안 북한 수역 내 어로·양식·수산물 가공 협력 사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남북 경협은 부산 해양수산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정치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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