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폐조선소 부지를 남해안 관광명소로 되살리는 사업이 국제공모를 통해 진행된다는 소식이다. 세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사업의 기본 구상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어제 통영의 신아sb 폐조선소 부지를 대상으로 도시재생 마스터플랜 국제공모에 들어감으로써 그런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달 LH의 부지 매입계약에 이어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사업은 2026년까지 신아sb 부지를 포함한 통영시 도남·봉평동 일대 51만 ㎡를 국제적 랜드마크의 문화관광단지와 해양산업 허브로 조성하는 게 골자다. 2015년 11월 파산 이후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폐조선소 일대를 스웨덴의 말뫼처럼 되살리겠다는 얘기다. 말뫼는 중심산업이던 조선업의 쇠퇴로 도시가 쇠락했다가 1990년대 중반 도시재생 덕에 교육·문화·관광도시와 지식·주거도시로 거듭났다. 그런 말뫼의 사례를 거울로 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현 가능하고 치밀한 로드맵 수립과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다. 말뫼가 유명하다고 해서 그의 방식을 무조건 따르는 게 정답일 수는 없다. 그 점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재생 방향을 설정하고 수변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더해 일자리 창출, 주변 지역과의 연계 방안 등을 잘 짜야 하겠다. 아울러 사업이 자칫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구상이나 보여주기식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전체 1조10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정부 예산과 민간 투자 유치 등으로 마련한다는데, 그렇게 막연하게 접근해서는 사업이 난관에 봉착하기 십상이다. 그간 성공적인 재생을 일궈낸 세계 도시들의 공통 요소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개성과 장점 등을 최대한 활용한 데 있다. 통영도 마찬가지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지역 문화예술, 역사성 등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돈만 쏟아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