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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 핀테크 골든타임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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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스위스의 ‘주크(Zug)’처럼 성장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문현금융단지 3단계 부지에 핀테크 위주의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쪽으로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한 핀테크 전문가의 말이다.

주크는 스위스 취리히 인근의 작은 도시다. 인구 12만 명에 불과한 이곳에 전 세계 개발자가 모여들고 있다. 암호화폐 장려정책 덕분이다. 주크에는 암호화폐공개(ICO)를 원하는 신생기업의 문의가 잇따른다. 암호화폐공개는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업체가 기술과 연계된 암호화폐를 투자자에게 나눠주고 사업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핵심기술이다. 주크는 일명 ‘크립토 밸리(암호화폐 밸리)’를 형성했다.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경제부 장관은 “암호화폐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현재 금융 시장의 기준을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스위스를 암호화폐 국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과 IT를 융합한 국내 핀테크 산업의 태동은 2015년부터다.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일명 토스)를 선보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해 말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와 H2벤처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 최초로 35위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곳을 제외하면 국제적으로 주목할 만한 국내 핀테크 기업은 없는 실정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은 각종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핀테크 선진국인 미국, 영국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과 비교했을 때도 발전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핀테크 발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가 전 금융 분야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도록 한국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오는 2022년까지 문현금융단지 3단계 사업부지에 한국남부발전 신사옥을 짓고 남는 공간에 핀테크 기업을 유치해 ‘문현 기술창업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산업 선점을 위해 다른 지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6·13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이철우(김천) 국회의원은 “경북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육성해 동양의 주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예비후보와 자유한국당 서병수 시장 역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선거 공약을 내놨다. ‘동양의 주크’ 자리는 누가 선점할까. 핀테크 골든타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경제부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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