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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지구촌을 향한 프레임 /성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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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4-24 18: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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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쿠예 오야신(Mitakuye Oyasin)’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지역의 토착민인 수우족 인디언들이 쓰는 인사말이다. 이 인사말에는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 사회에는 고아의 개념이 없다. 핏줄을 구분하는 기준 없이 모두가 한 가족처럼 함께 연계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세상 전체를 하나의 마을로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는 분명 지구촌 프레임이 존재한다.

현대 사회를 ‘지구촌 시대’라고들 하지만, 세계 곳곳에는 여전히 차별과 갈등이 만연하다. 최근, 지인을 기다리며 커피 매장에 앉아 있던 흑인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에 묶여 연행된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사건만 봐도 지구촌 시대라는 게 무색해진다.

예전부터 스타벅스는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이었다. 필라델피아 사건 이후, 스타벅스의 또 다른 차별 장면이 담긴 과거 영상까지 추가로 유포돼 흑인들의 공분을 샀다. 영상 속 LA 지역 스타벅스 직원은 주문 전 화장실을 먼저 이용하려는 흑인에게 ‘주문한 손님에게만 화장실 코드를 알려 준다’며 코드 주기를 거부했지만, 뒤이어 화장실 코드를 먼저 요구하는 백인에게는 곧바로 코드를 가르쳐준다. 억울해진 흑인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으며 직원에게 따졌지만 경비원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이 SNS를 통해 퍼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스타벅스는 다음 달 29일 한나절 동안 미국 전역의 8000여 매장 문을 닫고 직원 교육에 나서겠다고 한다. 엄청난 매출 손실이 예상되는 특단 조치이지만, 미국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시민들은 해당 매장에 모여 항의하고 보이콧을 외치고 있다. 미국이라는 한 국가 안에서, 서로를 가족으로 여기며 ‘미타쿠예 오야신’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떤 이들은 피부색 하나만으로 편을 가르고 서로를 반목한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현실 속에서 ‘지구촌 시대’를 꿈꾸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느꼈기 때문일까.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사건 직후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매체를 통해 관련 기사와 속보가 나왔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다소 잠잠했다. 몇 년 전, 손님의 테이크아웃 잔에 ‘찢어진 눈’ 그림을 그려 동양인 비하 파문을 일으킨 ‘애틀랜타 스타벅스’ 사건, 한인 남성의 주문표에 ‘칭(ching)’이라는 아시아인 비하 단어를 써서 논란을 키운 ‘맨해튼 스타벅스’ 사건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물론 ‘우리 것’에 더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내가 받을 차별의 고통은 잘 알면서 다른 이웃의 아픔은 헤아릴 줄 모르는 이기심의 결과라 해도 할 말이 없다.

‘차별 없는 세상’ ‘지구촌 시대’를 논하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가 지구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부터 넓혀야 그곳의 구성원이 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나만 챙기기에 바쁘다. 각종 범죄 소식이 들리면, 내가 혹은 우리 가족이 ‘당할’ 것만 걱정할 뿐, 범죄를 ‘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차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차별이 일상화 돼있다. 성 차별, 외모 차별, 장애 차별, 지역 차별, 연줄 차별…. 그리고 계급 차별의식에서 발생하는 ‘갑질’ 등 한국의 차별 문화는 심각하다. 심지어 다수 외신은 ‘gapjil’이라며 우리 문화에서 나온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양인들이 ‘찢어진 눈’ 흉내를 낼 때, 유나이티드 항공사 직원이 동양인 승객을 강제로 바닥에 끌어내릴 때 조금이라도 분노를 느꼈다면 이제는 우리 자신을 돌이켜보자. 흑인에게 아무렇지 않게 ‘흑형’‘흑누나’ 라는 말을 붙이고, ‘살색’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무심코 ‘살색’을 논하고 있진 않은가? 차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라는 우리 또한 결국 차별의 가해자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
지구 반대편의 사건과 사람까지 나의 일, 내 가족으로 대할 만큼 우리의 프레임이 넓어졌을 때 ‘지구촌 시대’의 참뜻이 살아난다.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확장하는 것, 국제신문도 동참해주었으면 한다.

경성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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